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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 '2차전 찍고 K-리그로' 국민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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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헤딩하기 위해 할렐루야 선수(왼쪽에서 두번째)가 높이 떠봤지만 국민은행 수비수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김포=연합뉴스]

22일 경기도 김포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김포 할렐루야와 고양 국민은행의 실업축구 N-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할렐루야의 김포 고별전이기도 했다.

결과는 0-0 무승부. 일단은 원정경기에서 무승부를 이끌어낸 국민은행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지만 할렐루야의 희망이 꺾인 것도 아니었다.

경기 전 할렐루야의 선수 대기실에서는 여느 때처럼 복음성가가 흘러나왔다. 전원이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할렐루야 선수들은 11명이 '십자가 형태'로 앉아 기도한 뒤 경기를 시작했다.

프로리그 출신만 18명이 포함된 실업 최강 국민은행은 우세한 경기를 이끌었지만 할렐루야의 촘촘한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후반 23분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었다. 그러나 김재구의 슛은 할렐루야 골키퍼 황희훈의 손에 걸렸다.

N-리그 우승의 영광과 함께 K-리그를 밟을 팀은 26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질 2차전에서 결정난다.

나병수 할렐루야 감독대행은 "올해 국민은행 상대 전적이 1승1무다. 1승은 바로 고양 원정 경기에서 거뒀다. 원정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 K-리그 무대를 밟겠다"고 말했다.

이우형 국민은행 감독은 "페널티킥을 실축해 아쉽기는 하지만 좋은 경기를 펼쳤다"면서 "홈 경기에서도 공격적으로 나가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할렐루야는 24일 경기도 안산시와 연고지 조인식을 한다. 나 감독대행은 "18일 후기리그에서 우승했을 때 꽃다발을 안겨주던 목욕탕 주인이 연고 이전 사실을 알고 섭섭해 하더라"며 "정든 김포시민과의 이별로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지만 선수단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골키퍼 황희훈은 "N-리그에서도 하나뿐인 인조잔디 구장을 뒤로하고 3만5000석 규모의 천연잔디 경기장을 사용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나 감독대행은 "할렐루야는 프로리그 원년(1983년) 우승팀이다. 5년 전부터 기도하며 승격을 열망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독교의 후원이 주수입원인 할렐루야가 각각 10억원인 K-리그 가입비와 축구발전기금, 그리고 막대한 프로구단 운영비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앤디 에글리 부산 아이파크 감독은 "국민은행이 K-리그에 올라와야 문제가 덜 생길 거란 얘기를 축구인들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김포=이충형 기자

◆ N-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김포)

할렐루야 0-0 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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