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밀착 케미스트리’를 과시했다. 이날은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바이든 대통령을 여섯 번째 대면하는 자리였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백악관 남측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마중을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다. 차에서 내린 윤 대통령을 향해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다가갔고, 윤 대통령은 그를 껴안으며 등을 두 차례 가볍게 두드리는 등 친밀감을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나의 친구 윤 대통령” “최고의 친구들”이라며 깊은 신뢰를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퇴장할 땐 윤 대통령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얹기도 했다. 윤 대통령도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회담을 위해 웨스트윙으로 이동하면서 백악관의 회랑을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도 공개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모두발언과 소인수회담 47분, 확대회담 30분 등 약 80분 간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회담이 종료된 뒤에는 트위터에 한·미 동맹의 상징적 구호인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를 올렸다. 앞선 공식 환영식에서 그는 “우리 두 국가와 국민이 함께 선다면 못 할 일이 없다”며 이 구호를 두 차례 강조했다.
이날 저녁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국빈 만찬이 이어졌다.
이번 국빈 방문에선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한 미국 측의 ‘맞춤형 환대’도 눈에 띄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관저에서 열린 친교 행사에서 ‘열혈 야구팬’인 윤 대통령에게 미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의 배트와 글러브, 공인구 등을 선물했다. 자신이 과거 의회에서 야구를 했던 일도 소개했다고 한다. 질 바이든 여사는 김건희 여사를 위한 선물로 김 여사의 9월 탄생석인 푸른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준비했다. 이에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보석이 장식된 족두리, 은으로 만든 자리끼 등을 답례로 건넸다.
이날 행사에서 윤 대통령이 포도주스를 들자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고 한다. 평소 윤 대통령이 즐겨 찾는 음료까지 세심하게 챙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