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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 학과정정 「눈치파」 속출/대입 원서접수 마감하던 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상황판앞 학부모·수험생 장사진/서울대 가정대에 남학생 몰려/“최진실도 우리과 지원” 팻말도
○…27일 연세대 원서접수 창구에서는 전날 지원상황판을 보고 즉석으로 지원학과를 바꾸거나 상황을 살피며 접수를 계속 늦추는 「눈치파」가 속출.
이날 원주캠퍼스를 지원하려 했던 우모군(18·S고)은 예상외로 원주캠퍼스 전학과가 정원을 훨씬 초과하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자 경쟁률이 0.6으로 집계된 본교 식품공학과로 바꿔 「역지원」을 하기도 했다.
한편 전자공학과에 원서를 내기위해 접수시작 시각인 오전9시에 나왔던 이승규군(18·상문고 졸)은 지원학과인 전자공학과가 1.63대 1의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보이자 『오후5시 마감직전까지 기다려본 뒤 원서를 내야겠다』며 접수를 미루며 창구에 대기.
○…경희대 체육관에 마련된 접수창구 앞에는 학생들의 모습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으나 창구앞 공중전화에는 수십명의 학부모가 몰려 대조적.
일부 학부모들은 카폰을 통해 다른 학교에 나가있는 가족들과 긴급 통화하며 지원정보를 서로 교환,눈치지원에 대비하는 모습들.
○…서강대의 경우 사회학과·화학공학·전자공학 등 10여개과 재학생들이 나와 각종 플래카드를 내걸고 예비후배들에게 코피를 권하는 등 신입생 유치전을 벌였는데 사회학과는 「정보에 의하면 인기 탤런트 최진실도 사회학과를 지원한답니다」는 안내문을,화학공학과는 「꼴찌부터 일등까지 화공인을 찾습니다」,전자공학과는 「전자공학과 커트라인이 높은것은 주최측의 농간이므로 전자에 배짱지원을」이라는 기발한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서울대는 여학생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가정대학에 남학생들이 대거 몰려 눈길.
마감전날인 26일까지 의류학과 9명,소비자아동학과 8명 등 모두 17명의 남학생이 지원,접수완료일인 27일까지 30여명이 넘을 것으로 학교측은 예상.
학교관계자는 「남녀평등의 구체화 현상」으로 풀이.
○…정부의 국립사범대생들에 대한 「교사 임용고사제」 실시방침으로 교사임용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서울대 사범대의 지원자수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도리어 늘어나 이변.
27일 오전10시까지 모집정원 4백35명중 8백89명이 몰려 전년 같은기간의 응시자수인 7백78명보다 1백11명이나 늘어났다.
한편 서울대는 26일까지 출신학교장 직인의 날인이 있을 때만 원서의 지원학과를 고칠 수 있도록 했다가 마감일인 27일에는 본인의 날인만으로 정정한 원서도 각서와 함께 일단 가접수하기로 조치.
○…금남의 집인 이대에 27일 오전 남학생이 원서를 접수하는 모습이 보여 눈길. 주인공은 연대 경영학과 1학년에 재학중인 이모군(20)으로 이군은 재수를 하고 있는 여자친구를 대신해 법대에 원서를 접수시켰는데 이같은 사정이 알려지자 줄지어 있던 수험생들이 박수.
이군은 여자친구가 올해는 꼭 합격해 신촌골에서 같이 학교를 다녔으면 좋겠다고 애교있는 바람을 밝혔다.
○…중앙대는 원서접수 현황을 집계와 동시에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게시하고 있어 지원학과를 미처 결정하지 못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단말기 모니터앞에 장사진.
대학측은 원서접수 마감 하루전인 26일부터 접수창구인 본관앞에 20인치짜리 모니터 2대를 설치,학과별 지원자수와 경쟁률 등을 집계,신속한 정보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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