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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군사지원은 적대행위” 미국 “한국 기여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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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일 메릴랜드의 한 노동조합연수원에서 연설하기 위해 도착한 조 바이든 대통령. [UPI=연합뉴스]

19일 메릴랜드의 한 노동조합연수원에서 연설하기 위해 도착한 조 바이든 대통령. [UPI=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의 반응이 ‘환영’과 ‘반발’로 엇갈렸다. 대통령실은 20일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한국이 어떻게 할지는 러시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당국이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 코멘트했는데,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거꾸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씀은 상식적이고 원론적인 대답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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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대량학살, 전쟁법 중대 위반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고위 관계자는 “국내법에 바깥 교전국에 대해 무기 지원을 금지하는 법률 조항이 없다”며 “우리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열에 적극 동참하면서도 한·러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해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균형을 맞춰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전날 윤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된 후 “반(反) 러시아 적대행위로 간주”(크렘린궁 대변인), “무기 공급은 간접적인 전쟁 개입”(외무부) 등의 입장을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심지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SNS를 통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북한의 손에 있으면 한국이 뭐라 할지 궁금하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외교 채널을 통한 러시아 측의 공식 항의는 없었다고 한다.

반면에 미 국방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은 한국의 기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백악관은 이날 3억2500만 달러(약 4319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용 탄약과 155㎜·105㎜ 포탄 등이 포함됐다. 155㎜ 탄약의 경우 지난달 정부는 미국에 50만 발을 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올해 인도적·재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앞으로 필요하면 우크라이나 재건을 논의할 수 있다”며 일정 거리를 뒀다.

한편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10여 년 전부터 북한이 빠른 속도로 미사일 실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러시아가 스커드 미사일 기술을 전수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발언을 통해 군사 기술 이전을 정당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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