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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의 밀리터리 차이나] 베이징 3분 타격권! 美 전략 자산 MDTF 韓 배치되나?(下)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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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上)편 내용과 이어집니다

미국이 제2보병사단에 포병대를 복원한 건 그동안 여단(Brigade) 중심으로 운용되던 지상군 작전 개념을 다시 사단(Division) 이상급 제대 중심으로 되돌리겠단 의미다. 그동안 제2보병사단은 이름뿐인 사단이었다. 예하 부대들은 뿔뿔이 흩어져 대부분 미 본토로 옮겨갔고, 기동부대는 9개월 주기로 미 본토에서 순환 배치되는 타 사단의 여단들을 배속받아 부려왔다. 사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음에도 직할 포병부대가 없어 상급 제대인 제8군(8th Army) 예하의 제210야전포병여단(210th Field Artillery Brigade)을 지원받아 운용해 왔다.

그런데 미국이 지난해 기존의 작전수행개념을 완전히 뒤엎는 새 기준 교범 〈야전교범 3-0 작전(3-0 Operations)〉 개정안을 확정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새 교범에 따라 주한미군 제2보병사단은 직할 포병대를 복원했고, 이 포병대는 지휘 부대로서 유사시 미 본토에서 증원되는 포병부대들을 지휘·통제한다. 아직 여단전투단 편제를 유지하고 있는 미군은 순환 배치되는 여단전투단에 1개 대대 규모의 포병 전력을 가지고 있다. 추후 FM 3-0에 의거해 사단포병 편제가 부활하게 되면 제2보병사단에 예속 또는 배속되는 포병 전력은 제210야전포병여단이 아닌 제2사단 포병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제2보병사단을 지원해온 제210야전포병여단은 제8군 지원부대로 돌아가게 됐는데, 문제는 제8군이 과거 우리가 알던 그 ‘미8군’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군 제8군. [사진 8tharmy]

미군 제8군. [사진 8tharmy]

일반적으로 알려진 제8군은 오랫동안 사실상 행정 부대의 기능만 수행해 왔지만,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육군 개혁 작업을 주도해 온 존 맥휴(John. McHugh) 육군장관(Secretary of the Army)의 2012년 행정명령에 따라 ‘행정조직’이 아닌 군사작전 지휘·통제 임무를 수행하는 ‘야전사령부(Operational Force Headquarter)’로 지정됐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지휘계통도 한미연합사 예하 조직에서 미 태평양육군사령부 예하 조직으로 변경됐다. 태평양육군사령부는 작전 지휘 기능을 수행하는 ‘전구육군본부(Theater Army Headquarters)’이고, 제8군은 그 아래서 실제 작전을 수행하는 야전군 사령부 성격으로 바뀌었다. 그 직할 부대인 제210포병여단 역시 미 태평양육군의 야전군을 지원하는 부대로 그 위상이 격상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밖으로 확장하는 것을 추진해 왔고, 2003년부터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공식화했다. 주한미군의 일부이자 미 태평양육군의 일부인 제210야전포병여단이 유사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 북한은 물론 중국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편제상의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말이다. 이제 남은 것은 장비 교체뿐이다.

현재 제210야전포병여단에는 M270A1 MLRS를 운용하는 제38포병연대 1대대, 제37포병연대 6대대 등 2개 MLRS 대대와 정기적으로 순환 배치되는 순환포병대대 1개(MLRS) 등 3개 대대가 배속돼 있다. MLRS는 1980년부터 생산돼 단종 된지 20년이 넘은 노후 장비다. 미 육군은 해당 장비를 M270A2 사양으로 개량해 PrSM 운용 능력을 부여하고는 있지만, 장비 자체가 40년 가까이 사용한 노후 장비인 데다가 기동성과 범용성도 떨어져 대체를 추진하고 있다. 성능 개량이든 타 장비로의 교체든 우선 현재 배치된 장비들을 미국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이 시기가 MDTF 전력화 시기와 절묘하게 맞물려 있다. 즉, 올 연말 또는 내년에 이들 전력 중 일부가 MDTF의 하이마스·MRC·LRHW 포대 중 일부로 교체될 수 있다는 뜻이다.

MDTF의 주한미군 배치는 북한이나 중국에 있어서 그야말로 재앙과도 같은 상황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체계의 정밀성과 위력, 기습 타격 능력은 그동안 북한이나 중국이 겪어보지 못했던, 문자 그대로 ‘가공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MLRS M142. 미사일 가이드 파이프. [미 육군(US army)]

MLRS M142. 미사일 가이드 파이프. [미 육군(US army)]

우선 하이마스 포대는 서해 일대에 배치된 중국의 북해·동해함대에 대단히 치명적인 위협으로 부상할 것이다. 하이마스는 기본적으로 다연장로켓 무기지만, MDTF 부대에 편성된 하이마스는 PrSM 투발 플랫폼 임무에 더 중점을 두고 운용된다. PrSM은 현행 모델 기준 499km, 개량형 기준 1000km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택·군산 등 주한미군 기존 주둔지에서도 칭다오(青島)의 북해함대, 닝보(寧波)의 동해함대 주둔지를 모두 사정권에 두게 된다.

미 해병대는 유사시 중국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는 이른바 ‘네메시스(NMESIS : Navy Marine Expeditionary Ship Interdiction System)’에서 하이마스에 PrSM을 실어 투발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때 PrSM에는 신형 탄두인 ‘올터넛 탄두(Alternate warhead)’가 들어간다. 일반적인 파편식 탄두와 달리 대량의 금속 막대를 일정한 범위 안에 쏟아붓는 이 탄두는 각각의 금속막대가 갖는 강력한 운동에너지로 전차의 상부 장갑을 뚫을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갖는다. 유사시 미군은 한국 서해안에서 이 미사일을 발사해 칭다오·닝보·다롄 등의 주요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중국 해군 군함들을 단숨에 무력화시킬 수 있다.

사전에 위성이나 정찰기로 중국 군함의 정확한 정박 좌표를 확인한 뒤 PrSM을 쏘면 발사에서 탄착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 정박해 있는 군함은 긴급 출항을 하려 해도 아무리 빨라야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중국 군함들은 일거에 레이더와 통신 장비가 파괴되어 조기 무력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군이 새롭게 추진 중인 다 영역 전투의 핵심 무기체계 하이마스. [미 해병대]

미군이 새롭게 추진 중인 다 영역 전투의 핵심 무기체계 하이마스. [미 해병대]

MRC 포대 역시 위협적이기는 마찬가지다. MRC에서 주로 사용할 토마호크 미사일은 중국에 그다지 위협적인 무기가 아니지만 SM-6는 대단히 치명적인 무기다. MRC의 포대 지휘센터에 방공작전 네트워크 체계인 IBCS 통합이 완료되면 MRC는 지대공·지대지·지대함 작전이 모두 가능한 전력이 된다. 이미 성능이 검증된 장거리 대공 미사일인 SM-6가 군산 또는 평택에 배치될 경우 서해 상공 대부분이 요격 범위에 들어가 중국 항공기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SM-6는 현용 모델로 항공기나 순항 미사일 요격은 물론, 중거리 전술 탄도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SM-6를 탑재한 MRC가 한국 서해안에 배치되는 순간, 중국의 서해 제공권이 위협받게 된다는 뜻이다.

올해부터 평가에 들어가는 최신형 SM-6 블록 1B 모델의 경우 기존형보다 속도와 사거리가 많이 늘어나 중국 해안 상공의 공중 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도 가능해졌다. 물론 대함·대지 타격 임무 수행도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 해안 도시의 전략 표적이나 서해에 떠 있는 중국 군함에 대한 극초음속 공격도 가능하다. 중국이 보유한 현존 전력과 근미래에 등장할 방공 무기 가운데 SM-6 블록 1B를 요격할 수 있는 무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대단히 치명적인 무기인 셈이다.

최신형 SM-6 블록 1B 모델. [사진 Raytheo]

최신형 SM-6 블록 1B 모델. [사진 Raytheo]

다크 이글은 중국에 있어 하이마스나 MRC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위협이다. 베이징 타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속도 성능으로 대응 자체가 불가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다크 이글의 극초음속 활공 속도는 마하 17에 달한다. 군산 등 한국 서해안에서 발사했을 때 베이징까지 3분 안에 도달 가능한 속도다. 이 3분이라는 시간은 중국군이 레이더로 다크 이글의 발사를 포착하고 베이징 수뇌부가 공습경보를 인지해 중난하이(中南海)의 집무실 건물을 벗어나기 전에 미사일을 집무실에 명중시킬 수 있는 시간이다.

미 육군의 실사격 평가에서 기록된 다크 이글의 명중 오차는 6인치, 15.24cm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다크 이글 발사차량 1대에 실린 2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1발은 시진핑 주석의 집무실, 1발은 건물 현관에 명중하게 해 중국 당국이 손을 쓸 새도 없이 중국 최고 지도자를 제거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크 이글에 사용되는 극초음속 활공 탄두는 2025년부터 잠수함에 탑재될 예정이다. 서해 중간수역 깊숙이 들어온 미 해군 잠수함이 발해만 인근까지 북상해 극초음속 미사일로 1~2분 안에 중난하이를 타격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다크 이글을 포함한 MDTF 전력이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것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으려 할 것이다. 과거 냉전 시절 미국은 유럽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함으로써 언제든 모스크바에 기습적인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절대적인 전략적 우위를 점하고 소련을 압박했었다. 미국은 소련의 심장부에 언제든 기습적으로 핵미사일을 꽂아 넣을 수 있지만, 미국 본토 주변에 전진 기지를 확보하지 못했던 소련은 그럴 수가 없다. 이러한 전략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과도한 군비 지출은 소련을 붕괴로 내몰았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마찬가지로 MDTF는 핵전력은 아니지만 언제든 중국 지도부를 기습적으로 날려버릴 수 있는 절대적인 전략무기로 간주될 것이다. 한·미 양국이 이러한 무기를 주한미군에 배치하려 할 경우, 중국은 총력을 기울여 한국의 체제 전복을 시도하거나 최악의 경우 전쟁 불사의 태도로 나올 수도 있다.

새로운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가 2023년 3월 3일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썬더볼트 스트라이크 작전 동안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미 육군(US army)]

새로운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가 2023년 3월 3일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썬더볼트 스트라이크 작전 동안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미 육군(US army)]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가 지난해 5월 발간한 ‘지상 발사용 중거리 미사일의 인도·태평양 배치에 대한 미국 동맹국의 입장 평가(Ground-Based Intermediate-Range Missiles in the Indo-Pacific, Assessing the Positions of U.S. Allies)’ 보고서에는 이러한 우려가 담겨있다. 보고서는 “(사드 사태 당시) 미군의 방어용 미사일 배치에 중국이 반발했던 경험, 과거 중국의 압박 사례들에서 나타난 한국 정부의 취약성, 전반적인 한·미관계 악화 우려 때문에 한국이 지상 발사 중거리 미사일 주한미군 배치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매우 현실적인 예측이지만 이 보고서의 예상대로 한국이 중국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MDTF의 주한미군 배치를 거부하는 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다. 이는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중국인의 습성에 말려 국익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의 서해와 남해, 동해와 제주 남방 해역은 지금 이 순간도 중국의 불법 조업 어선단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들은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은 물론 영해에도 거리낌 없이 들어와 한국 어민들의 어구를 파괴 또는 절취하고, 이를 단속하는 한국 해양경찰에 집단적인 폭력으로 맞선다. 한국의 단속 수준이 약하고 나포되더라도 처벌 수위가 낮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중국 불법 어선단도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수역에서는 몸을 사린다. 이들 국가는 중국 어선이 자국 영해를 침범할 경우 발포도 불사하며, 나포한 선박은 훈련용 표적함으로 쓰거나 불을 질러 격침해버린다. 지난 3월 26일 오전에는 중국 해안경비대의 중무장 대형 경비함 ‘CCG5205’가 베트남 EEZ 안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불법 어선단을 보호하기 위해 베트남 EEZ에 진입하자 중국 경비함보다 훨씬 작은 베트남 어업 당국의 어업지도선  ‘Kiem Ngu 278’이 마치 충돌할 것처럼 중국 경비함에 달려들어 중국 경비함을 EEZ 밖으로 쫓아버린 사건이 있었다.

거듭 강조하지만 중국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중국과 어떤 사안을 놓고 협상이나 거래를 할 때는 강자의 위치에 있어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이 MDTF 배치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MDTF를 가진 ‘한미 연합군’은 중국을 상대로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전략적 우위를 가지게 된다. 주한미군에 MDTF가 배치된 상태에서 중국 지도부는 수도를 내륙으로 옮기지 않는 한 매일을 공포 속에 살아야 한다. 이에 대응할 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덤볐다가는 소련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한국의 한 마디에 MDTF의 한반도 배치 여부가 결정된다면 중국은 북한 비핵화 협조, 무역보복 철회, 중국 내 한국 기업 보호 등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을까? 중국이 사드 사태 당시 고압적인 태도로 한국에 보복 조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애초에 한국 정부가 미·일 주도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수권정당(受權政黨)인 민주당이 미·일 주도 MD에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는 확고부동한 의지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박근혜 정부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대응 조치로 미·일 주도 MD 네트워크 가입과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카드를 들고나왔다면 중국 하급 관료의 입에서 “소국이 감히 대국에 대항해서야 되겠느냐”는 말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올해 말이면 미군은 하이마스·MRC·LRHW 3대 구성요소를 모두 완비하고 MDTF 해외 배치 준비를 거의 마치게 된다. 미·중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싶어 하는 미국은 MDTF를 동북아시아, 특히 중국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한국에 배치하고자 할 것이고, 이미 이를 위한 부대 편제 개편과 행정 조치도 마무리해 놓은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한국의 선택이다. 사드 사태 때처럼 소국(小國), 또는 속국(屬國) 취급을 받으며 중국의 ‘갑질’을 감내할 것인지, 혈맹이 제안하는 ‘보검(寶劍)’을 들고 중국 앞에 ‘갑’으로 설 것인지 선택은 한국 정부와 국민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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