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브레이크가 안 먹혀요"…불난 질주차 들이받아 세운 경찰 기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추돌을 유도해 브레이크 고장차량을 멈춰세운 경찰. 사진 충북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추돌을 유도해 브레이크 고장차량을 멈춰세운 경찰. 사진 충북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채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던 차량을 경찰이 위험을 무릅쓰고 추돌을 유도해 멈춰세웠다.

11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8분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석소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청주TG 인근에서 순찰 중이던 김정호 경위와 문원규 경위가 지나가는 승용차에 불이 붙은 것을 목격했다.

김 경위와 문 경위는 당시 강풍 경보로 인해 거점 근무 중이었다. 이들은 비상등을 켜고 가변차로를 달리는 차량을 발견하고,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기 위해 뒤쫓았다.

해당 차량은 브레이크 고장으로 속도가 줄지 않던 상황이었다. 운전자는 119에 신고한 뒤 소방관의 지시에 따라 브레이크와 기어, 전원 버튼 등을 다급히 작동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80㎞/h로 달리던 차량은 점점 속도를 높여 100㎞/h 질주 상태가 됐다.

뒤따르던 김 경위와 문경위가 차량을 따라잡아 정차 지시를 해봤지만 차량은 멈추지 않았다. 이때 바퀴에서 불꽃이 튀는 걸 발견한 두 사람은 비상상황이라 판단하고 더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차량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사고 차량을 추월해 위험을 무릅쓰고 추돌을 유도해 차량을 멈춰세웠다.

공개된 영상에서 차가 충돌하자 그 충격을 그대로 흡수한 두 경위는 “윽!” 하고 크게 신음했다.

두 번의 연속 충돌로 속도가 느려진 고장 차량은 경찰차와 한 번 더 충돌한 뒤 완전히 멈춰 설 수 있었다.

차량이 멈춘 것을 확인한 두 경위는 서둘러 경찰차에서 소화기를 가지고 내려 초기 진화작업에 나섰다.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4팀 김정호 경위(왼쪽)와 문원규 경위. 충북경찰청=뉴스1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4팀 김정호 경위(왼쪽)와 문원규 경위. 충북경찰청=뉴스1

두 경찰관의 활약에 엔진으로 번져가던 불길은 대부분 꺼졌다. 불은 뒤이어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완전히 진화됐다.

경찰관의 신속한 대처로 차량 일부분 피해만 발생했을 뿐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문원규 경위는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 앞을 가로막는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으나, 여기서 막지 않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경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전했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