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고수 한마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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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중국과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 증시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정작 투자자들이 구할 수 있는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영어로 서비스하는 현지 증권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내용이 빈약하고 정보가 늦다. 한국증권 투자전략부 오재열(사진) 중화시장분석팀장의 보고서가 증권가에서 '보배'로 통하는 이유다.

한국 증권가의 '1호 베트남 분석가'인 오 팀장은 매달 '차이나 콤파스'라는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인도.베트남 등 이머징마켓의 주요 이슈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경제전망뿐 아니라 상장기업 정보까지 상세하게 담아 9월에 냈던 '베트남 투자가이드' 리포트는 영업점에서 품귀 현상까지 빚을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엄청나게 많은 데 비해 그동안 제대로 된 정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 팀장은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 증시의 성장 잠재력이 아무리 크다 해도 개인 투자자들에겐 큰 위험이 따르는 시장"이라며 "공부하지 않고 섣불리 뛰어들지 마라"고 했다. 그는 또 "부족한 정보나마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세워 그 범주 안에서만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가 꼽은 원칙은 첫째, 산업정책 방향에 맞는 기업을 고르라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은 전 산업에 걸쳐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므로 중소기업이 아닌 상위 몇 개 기업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대형 우량주 중에서 종목을 선택하는 게 맞다.

둘째, 개발도상국의 개발 초기 단계에 성장할 산업군을 고르라는 것이다. 베트남이라면 건설이나 원유.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주, 중국은 유통이나 보험 등 내수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굳이 이머징마켓뿐 아니라 어느 증시에나 적용될 원칙 하나도 덧붙였다. 바로 대형주 투자다. 기업 내용이 무엇이든 덩치가 크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증시 성장과 함께 시가총액이 꾸준하게 커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오 팀장은 마지막으로 "리서치 자료가 동시에 공표되는 국내와 달리 중국만 해도 고객의 질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가 달라 푼돈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와 뭉칫돈을 굴리는 기관투자가가 얻을 수 있는 정보의 깊이에 큰 차이가 난다"며 "모를 땐 작은 종목에서 '대박' 욕심을 부리기보다 차라리 '외국인 따라하기'가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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