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가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패소한 것에 대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변호사는 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감당해야 할 부분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족과도 연락을 계속 취하고 있다. 잠적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지난 6일 “권 변호사가 금전적인 보상을 하겠다는 각서를 남기고 잠적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권 변호사는 “지금으로써는 죄송하다는 말 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며 구체적인 해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학교폭력 피해로 숨진 박모양의 어머니 이모씨는 2016년 8월 서울교육청과 학교법인, 가해 학생 부모 등 30여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권 변호사는 이씨를 대리해 지난해 2월 1심에서 가해 학생 중 한 명의 아버지를 상대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항소했지만, 제대로 다퉈보지도 못한 채 11월 패소했다. 권 변호사가 변론기일이 세 번 열리는 동안 한 번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사소송법 268조에 따르면 양쪽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세 차례 출석하지 않거나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이씨는 권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이씨를 대리하는 양승철 변호사(법무법인 해담)는 “권 변호사가 이씨 측 증인에게 출석요구서가 제대로 송달됐는지 확인하지 않아 증인신문이 무산됐고, 애초에 항소이유서도 지나치게 늦게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 변호사는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지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은 묵묵히 그대로 감당하겠다”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협회장 직권으로 (권 변호사에 대해) 조사위원회 회부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