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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4·3 추념식 참석…文, 오후 제주 찾아 "모독 개탄스럽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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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제주 4·3평화공원 등을 찾아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시 4·3 기념관 대회의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부·여당의 극우적인 행태가 4·3 정신을 모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을 각각 겨냥해 “4·3이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는 망언을 한 여당 지도부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공산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 폄훼한 인사도 아직도 위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4·3의 완전한 해결이라던 대통령의 약속은 부도났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권의 퇴행적 모습 때문에 4·3을 부정하는 극우세력들까지 활개 친다”라고도 했다. 이어 “제주 시내에 4·3은 공산 폭동이라는 현수막이 나붙었고, 서북청년단을 모방한 ‘재건 서북청년단’까지 등장했다”며 “이러다 땃벌떼까지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북청년단과 땃벌떼는 1940년대 후반 폭행·강도·살인·고문 등 테러를 일삼은 정치깡패를 일컫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평화기념관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평화기념관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 이후 4·3 추념식에 참석했다.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추념사를 대독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물론 여당의 대표, 주요 지도부 모두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제주 4·3을 대하는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라고 했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우리 당이 가진 4·3 사건의 무고한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급한 민생 현안과 중소기업 주요 현안,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관련 당력을 쏟아야 해서 지도부가 역할을 나눠 각자 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추념식에 국민의힘에선 김병민 최고위원과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도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과를 해야 한다면 뭘 사과해야 하는지가 규명돼야 한다”며 “4·3사건이 일어난 전후 맥락을 보면, 정말 5·10 단독 선거를 파탄시키기 위한 남로당의 활동이 있었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위령광장 추모제단에서 4.3 영령을 위해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위령광장 추모제단에서 4.3 영령을 위해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오전 추념식에 참석하지는 않고 오후에 별도로 평화공원을 참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참배를 마친 뒤 “정부 차원에서 4·3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이 행해지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 여전히 4·3을 모독하는 행위도 이뤄지고 있어서 매우 개탄스럽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 중 세 차례 4·3 추념식에 참석했던 문 전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치유야말로 진정한 화해와 통합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4·3 희생자 유족과 면담했을 뿐, 정치인을 따로 만나진 않았다. 윤건영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 소속 인사들을 포함해 당분간 정치인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에선 “최근 문 전 대통령을 만난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박용진 의원 등의 전언(傳言)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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