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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주도 CPTPP에 英도 가입…세계 GDP 15% 차지 거대 FTA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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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일본이 주도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참여한다. CPTPP 11개 가입국이 31일 온라인 회의를 열어 영국의 신규 가입에 합의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영국이 최종 가입하면 CPTPP는 회원국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의 15%를 차지하는 거대 자유무역협정(FTA)이 된다.

지난 2019년 5월 16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CPTPP 회의에 참여한 회원국 산업통상 관련 장관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9년 5월 16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CPTPP 회의에 참여한 회원국 산업통상 관련 장관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CPTPP 회원국들은 이날 온라인 각료회의에서 영국의 가입을 인정하기로 했다. 영국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새로운 수출 시장 확보를 위해 CPTPP에 2021년 2월 가입을 신청했다. 같은 해 6월부터 본격 협상에 들어가 1년 9개월 만에 회원국 승인을 받았다. 오는 7월 15~16일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CPTPP 정례 회의에서 협정 문서에 서명하면 정식으로 가입된다.

태평양 중심에서 유럽으로 확장  

CPTPP는 일본·캐나다·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브루나이·말레이시아·베트남·페루·칠레·멕시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FTA다. 2015년 미국과 일본이 함께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시작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미국이 탈퇴를 선언하자 나머지 11개국이 이름을 바꿔 2018년 출범시켰다.

영국은 CPTPP 출범 후 첫 신규 가입국이자 첫 유럽 국가다. 닛케이에 따르면 영국 가입으로 가입국의 GDP 합계액은 11조 7000억달러(약 1경 5180조원)에서 14조 8000억달러(약 1경 9200조원)로 늘어나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2%에서 15%가 된다. 가입국의 무역 총액도 6조 6000억달러(약 8564조원)에서 7조 8000억달러(약 1경 124조원)로 확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월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월 23일(현지시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닛케이는 "태평양을 둘러싼 나라가 중심이었던 틀에서 유럽까지 포함하는 경제권이 된다는 데 영국 가입의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도 30일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참여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질서를 확대해 나가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가입엔 찬반 엇갈려 

CPTPP 이외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제 틀은 여럿 존재한다. 한·중·일과 호주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TPP를 이탈한 미국이 주도해 지난해 5월 발족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대표적이다.

이 중 CPTPP는 관세철폐율 수준이 99%로 매우 높은 편이다. 가입을 위해서는 농수산물과 공산품의 역내 관세 철폐와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제한을 비롯해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EC) 등에 대한 까다로운 조건을 수용해야 한다. 회원국 모두의 동의도 필요하다. 영국도 가입 과정에서 일본의 동의를 얻기 위해 일본 후쿠시마현 수산물 등에 대해 방사성 물질 검사를 의무화했던 조치를 해제했다.

한편 RCEP는 중국이 참여한 유일한 대형 자유무역협정으로 세계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0%로 CPTPP보다 크다. 다만 관세 철폐율은 91.5%로 CPTPP와 비교하면 낮고 투자 등의 규칙도 느슨한 편이다. 한·미·일을 포함해 13개국이 참여한 IPEF는 회원국 GDP 총액은 세계 40%로 가장 크지만, 관세 삭감이나 철폐를 목적으로 하는 FTA가 아니라 다양한 통상 이슈에 공동 대응하는 다자간 협력체로 분류된다.

CPTPP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가입을 원하는 국가들은 계속 늘고 있다. 현재는 중국·대만·에콰도르·코스타리카·우루과이가 가입을 신청한 상황이다. 중국의 가입에 대해서는 시장 확대란 측면에서 환영하는 회원국도 있지만, 일본 등은 중국이 가입할 경우 미국의 복귀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도 여러 차례 CPTPP 가입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신청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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