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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까지 노린다! 글로벌 하늘 접수한 中 드론 기업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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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DJI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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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CNBC 보도에 따르면 이 기업은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무려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일명 ‘드론계의 애플’이다. 중국의 산업컨설팅 기관인 후룬(胡潤)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6월 30일 기준)’에서는 22위에 올랐다. 중국 민간 드론 업계의 거물 ‘DJI(大疆創新科技有限公司)’의 이야기다.

‘헬기 덕후’, 드론 시장을 뒤흔들다

사진 비주얼차이나그룹

사진 비주얼차이나그룹

DJI는 2006년 설립됐다. DJI의 설립자 왕타오(王滔·Frank Wang)는 헬기 마니아로 유명하다. 1980년생인 그는 열 살 무렵 부모로부터 원격조종 헬기 장난감을 선물 받았는데, 조종이 어려워 추락하는 일이 빈번했다. 왕타오는 이때부터 자동제어 헬기에 대한 꿈을 키웠다.

성인이 된 왕타오는 홍콩과기대에서 전자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2003년 비행 헬기 원격 제어 시스템으로 로봇대회에서 홍콩 대회 1위, 아시아 태평양대회 3위를 차지했다. 졸업 후 참가한 에어쇼 차이나에서는 많은 기업의 인정을 받았다.

2006년, 왕타오는 홍콩과기대학 세 명의 동기와 함께 선전(深圳)시에 DJI를 창립했다. 왕타오는 자동제어 헬기에 매진하였고, DJI 역시 모형헬기 회사였다.

그러나 2008년, 설립 2년 만에 큰 위기를 맞는다. 왕타오는 세 명의 창업자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그들은 회사를 떠났다. 우여곡절 끝에 왕타오는 2009년 DJI를 현재의 민간 드론 기업으로 전환했다.

‘헬기 덕후’ 왕타오를 드론 시장으로 이끈 것은 한 뉴질랜드 중개상이었다. 그는 자동제어 헬기 구매자의 90%가 카메라 고정 장치를 단 드론을 구매한다며 드론이 헬기보다 유망한 사업이라 조언했다.

사진 DJI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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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카메라를 고정한 드론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기술 여건이 미숙했다. 당시 드론 시장에는 완제품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개인이 부품과 카메라를 따로 구매해 조립해야만 했다.

2년 후 왕타오는 드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제품 ‘팬텀(Phantom)’을 출시했다. ‘팬텀’은 세계 최초로 복잡한 조립 없이 모든 설정이 완료된 완제품 드론이다.

카메라가 일체화된 드론은 팬텀이 유일무이했다. 팬텀은 당시 미국과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팬텀의 출시로 2011년 420만 달러(약 46억 2000만 원)에 불과했던 DJI의 매출을 2013년 1억 9000만 달러(약 2천90억 원)로 30배 이상 급증했다.

팬텀의 성공 이후, DJI는 2016년 9월 첫 번째 접이식 드론인 ‘매빅 프로(Mavic Pro)’를 공개했다. 이번에는 작고 가벼운 드론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했다. 매빅 프로는 드론 기술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그 후 DJI는 스웨덴의 카메라 및 사진 장비 제조 업체 핫셀블라드(Hasselblad)와 공동 개발, L1D-20c 항공 카메라가 탑재된 ‘매빅 프로2’를 출시했다. 2021년에는 ‘매빅3’까지 출시했다. DJI는 몇 년간의 끊임없는 신제품 출시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드론 기업으로의 전환이 신의 한 수가 된 것이다.

여기도 드론, 저기도 드론

사진 DJI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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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DJI는 공업 응용 부서를 설립한다. 여기에는 농업, 인명구조, 석유, 전력, 통신, 건설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드론의 발전은 특히 중국 농업 무인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전역의 농작물 경작 기계화율은 67%를 넘어섰다. 최근 수년간 드론은 중국 농촌 지역에 확대 보급되고 있고, 이제는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농업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또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드론을 활용해 공중 순찰을 하면서 코로나19에 관한 각종 지식과 준수 사항을 외부에 방송했고, 소독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이렇듯 DJI는 공업 응용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산업에도 끊임없이 활용되고 있다.

DJI의 다음 목표는 ‘자율주행’

사진 처윈

사진 처윈

2021년 4월 12일, DJI는 자회사 ‘DJI 오토모티브(DJI Automotive)’를 설립했다. DJI가 처음 자율주행 사업을 준비한 것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율주행 관련 엔지니어를 비밀리에 섭외하고, 자동차를 테스트하는 사진이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DJI 오토모티브는 자동차를 만들지는 않지만, 자율주행 시스템과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과 판매를 한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감지, 위치 확인, 기획, 제어 등 4가지 주요 문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개발 인력은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상하이모터쇼에서는 DJI 오토모티브가 최초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DJI 오토모티브는 L2급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제품을 공개했다. 이 제품엔 리복스(Livox)의 라이다(Lidar)를 적용한 하드웨어 센서 등이 적용됐다.

DJI가 자율주행에 뛰어든 이유는 라이다(Lidar) 센서 때문이다. 라이다 센서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여 물체까지 거리 등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DJI는 수년간 라이다 기술을 개발해왔고 해당 기술을 드론에 통합시킨 경험이 있다. 또 라이다 센서는 자율 주행 솔루션의 핵심 기술로 활용된다. 드론 기술과 자율 주행 기술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용 라이다 시장은 2020년 17억 달러(약 2조 468억 원)에서 2025년 38억 달러(약 4조 5752억 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의 거대 IT 기업 화웨이와 자동화 기기 업체 로보센스 역시 향후 급성장할 중국 자유주행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라이다 센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 하늘을 점령한 DJI가 자율주행 시장까지 제패할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박고운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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