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인대 단골 '딩·리·마' 사라졌다…새로 등장한 新 기업인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가 11일간의 장정을 끝내고 13일 막을 내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국가주석직 3연임을 확정한 뒤 첫 연설에서 “2049년까지 미국을 뛰어넘는 강대국이 되겠다”며 중국몽(中國夢) 실현 포부를 밝혔다.

시진핑 주석 전인대 폐막 연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 주석 전인대 폐막 연설. 로이터=연합뉴스

시 주석은 중국몽 달성을 위한 주요 키워드로 발전, 과학기술 자립, 안보 등을 내세웠다. 특히 과학기술의 자립은 미국의 기술 규제와 압박이 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부분이다.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에는 플랫폼 경제를 이끌던 딩(딩레이), 리(리옌훙), 마(마화텅)가 사라지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전기차 산업을 이끄는 기업가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며 ‘이들이 중국 기술의 미래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회는 중국의 단결과 조화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로 중국 공산당 정책의 우선 순위에 적합한 분야의 인물들이 대표로 발탁되거나 초청된다. 향후 중국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

특히 이번 양회 초청 인사의 면면을 보면 10여 년간 중국 경제와 산업을 이끈 인터넷기업이 저물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전인대의 단골 초청 인사였던 인터넷기업 거물인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넷이즈의 딩레이(丁磊)는 올해 자취를 감췄다.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에 늘 출석 도장을 찍던 레노버그룹의 대표 양위안칭(楊元慶)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왼쪽부터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넷이즈의 딩레이(丁磊). 출처 바이두바이커

왼쪽부터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넷이즈의 딩레이(丁磊). 출처 바이두바이커

대신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화훙(華虹)반도체의 장쑤신(张素心) 회장, AI 반도체 제조업체 캠브리콘(寒武紀)의 천톈스(陳天石) 최고경영자, 중국과학원 반도체연구소 소장인 리수선(李樹深) 중국 과학원 부총장,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의 엔지니어 궈후이친(郭会琴), 베이징 마이크로칩 블록체인 및 에지컴퓨팅 연구소 소장 둥진(董进)이 명단에 올랐다. 중국의 전기차업체 샤오펑(小鹏汽车)의 허샤오펑(何小鹏) 회장도 초청 명단에 올랐다.

왼쪽부터 화훙(華虹)반도체의 장쑤신(张素心) 회장, AI 반도체 제조업체 캠브리콘(寒武紀)의 천톈스(陳天石) 최고경영자, 중국의 전기차업체 샤오펑(小鹏汽车)의 허샤오펑(何小鹏) 회장. 출처 바이두바이커

왼쪽부터 화훙(華虹)반도체의 장쑤신(张素心) 회장, AI 반도체 제조업체 캠브리콘(寒武紀)의 천톈스(陳天石) 최고경영자, 중국의 전기차업체 샤오펑(小鹏汽车)의 허샤오펑(何小鹏) 회장. 출처 바이두바이커

알리바바그룹의 기술운영위원회 회장이자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 설립자인 왕젠(王堅)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닷컴 기술위원회 의장이자 클라우드 부문을 이끄는 차오펑(曹鵬)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특별 초청됐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양회에도 재초청 된 인사도 있다. 중국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인 치후(奇虎)360테크놀로지의 저우훙이(周鴻祎) 대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 대표다.

왼쪽부터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 대표, 치후(奇虎)360테크놀로지의 저우훙이(周鴻祎) 대표. 출처 바이두바이커

왼쪽부터 샤오미(小米)의 레이쥔(雷軍) 대표, 치후(奇虎)360테크놀로지의 저우훙이(周鴻祎) 대표. 출처 바이두바이커

WSJ은 ‘이번 양회에 초청된 기술 부문 인사들은 미∙중 간 힘겨루기 중인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반도체 및 하드웨어 등 전략 분야 연구원들’이라며 ‘이번 개편은 중국이 공급망 자급자족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컨설팅업체인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의 기술정책 총괄인 폴 트리올로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자국의 기술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미국과 장기적인 싸움을 준비해야 하므로 민간 부문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만큼 농업, 낙농업 분야의 리더들도 두루 등장했다. 곡물 품종교배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베이성 장자커우 농업과학원 기장 연구소 소장인 조우즈하이(赵治海), 허베이성 바이샹에 있는 국가곡물준비은행 당지부 비서 겸 주임인 상진쒀(尚金锁), 허베이성 한단농업과학원 생명공학센터 주임 양바오신(杨保新), 밀 재배 분야의 전문가인 허베이성 스자좡 농업임업과학원 명예원장 궈진카오(郭进考), 중국 유제품 업체 쥔러바오(君乐宝)유업그룹의 대표 웨이리화(魏立华), 중국 유제품 대기업인 이리실업(伊利实业)그룹의 감사 왕차이인(王彩云) 등이 전인대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시 주석은 지난 5일 전인대 장쑤성 대표단 회의에서 “우리가 예정대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과학기술의 자립과 자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강대국 건설이 시 주석 장기 집권의 가장 중요한 명분인만큼 '기술 자립', '국가 안보'의 주체가 될 이들 기업의 성장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임서영 차이나랩 에디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