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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 회담 뒤 두번 만찬…일본 언론 “이례적 오모테나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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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6일 도쿄 긴자의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 ‘요시자와’에서 저녁식사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한 한·일 정상 부부. 왼쪽부터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 기시다 유코 여사. 식당에 미리 와 있던 기시다 총리는 식당 입구까지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연합뉴스]

16일 도쿄 긴자의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 ‘요시자와’에서 저녁식사를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한 한·일 정상 부부. 왼쪽부터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 기시다 유코 여사. 식당에 미리 와 있던 기시다 총리는 식당 입구까지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16일 정상회담 뒤 도쿄 번화가인 긴자(銀座)의 노포 두 곳에서 2시간 반에 걸쳐 만찬 겸 친교 시간을 보냈다.

양국 정상은 긴자의 유명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인 요시자와(吉澤)에서 1차로 저녁식사를 했다. 기시다 총리와 유코 여사가 만찬을 주최했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함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식당에 미리 와 있던 기시다 총리가 입구까지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으며, 식당 입구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방은 전통 일본식(호리고다쓰) 방으로 두 부부가 앉고, 통역을 위해 네 명이 배석했다.

요시자와는 1924년 정육점으로 시작해 현재 정육점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노포로, 일본 소 ‘와규’를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1인당 식사 비용은 저녁은 1만3000∼3만 엔(약 15만∼30만원), 점심은 2000∼3000엔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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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부부가 식당으로 가는 길에 많은 일본인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요시자와 식당 직원들도 윤 대통령 부부가 식당에 도착했을 때 한데 모여 환영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만찬은 양국 정상 부부 간 친밀감을 높인다는 목적하에 기시다 총리가 직접 장소를 선정해 초청했다”며 “친밀하고 거리감 없는 형식 속에 공식 회담에서 못다 한 솔직한 대화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만찬이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 당시 도쿄 롯폰기의 화로구이 전문점 만찬, 2014년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초밥 만찬과도 비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2차로 요시자와에서 280m 떨어진 렌가테이(煉瓦亭)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1895년 창업해 1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양식집인 렌가테이는 포크커틀릿에 양배추를 곁들인 일본식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유명하다. 일본 정부는 오므라이스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의 희망을 반영해 렌가테이를 2차 만찬 장소로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므라이스·돈가스 등 주메뉴가 2600엔으로 저렴하지 않지만, 점심·저녁 할 것 없이 식사 시간마다 전통의 일본식 서양요리를 맛보기 위한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선다. 일본 총리의 외국 정상 만찬은 총리공관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오바마·트럼프 대통령과 외부 식당에서 식사한 적이 있지만, 2차로 이어지는 만찬은 이례적이다. 외무성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양 정상이 보다 상대를 잘 알 수 있도록 가게를 골랐다. 관계 개선을 위한 최초의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후지TV는 두 정상이 회담 뒤 두 차례 식사하며 친교를 다진 것은 “이례적 오모테나시(극진한 대접)”라고 평가했다. 후지TV에 따르면 당초 일본 정부 내에서는 이런 환대에 대해 신중한 의견도 있었지만, “관계 개선에 대한 (윤 대통령의) 열의는 진짜다” “일본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머무르는 도쿄시내 호텔 주변에는 경찰들이 삼엄한 경계 활동을 펼쳤다. 도쿄도의 경찰 업무를 총괄하는 경시청은 윤 대통령의 16∼17일 방문 기간 동안 경계 수위를 높이고 주일 한국대사관 등 관련 시설 경비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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