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일본 순방에 나선 가운데,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방일 행렬에 동참하면서 한·일 재계의 ‘협력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개별적으로 도쿄 출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모두 17일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 여는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 등 4대 그룹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해 현재 회원사가 아니지만 전경련 측이 별도로 참석을 요청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1982년부터 한·일 재계회의를 매년 열어 왔다.
BRT에는 전경련 부회장을 맡은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류진 풍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총수들이 참석한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단체장들도 함께 자리한다. 일본 측에선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등 11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한·일 재계가 어떠한 성과를 이뤄낼지가 관심사다.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과 일본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산업 분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받는 건 차량(Automobile), 배터리(Battery), 반도체(Chip), 디스플레이(Display) 등 이른바 ‘A·B·C·D’ 산업이다. 재계 총수들은 이번 BRT 간담회 외에도 개별적으로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나 거래처 등을 만나 협력 강화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배터리 등 대일 수출이 확대되고, K팝 등 한류 확산을 통해 콘텐트 소비재의 일본 진출이 늘 것이다. 반도체·전기차 등 신산업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강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HK 등 현지 언론은 양국 정부가 관계 개선에 나서는 가운데, 재계에서도 공동 사업 등을 통해 관계 강화를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이 직접 나선 만큼 상세한 내용보다는 전반적 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공감대 형성이 주를 이룰 것”이라며 “양국 재계가 협력 분야를 재확인하고, 교류 활성화를 논의하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실무선에서 성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