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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만난 윤 대통령 “여러분들 위해 한·일관계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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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방일 첫 일정으로 재일동포를 만나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한·일 양국 문제를 국내 정치나 자기 입지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국가에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금 양국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고 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도쿄 시내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간담회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참석해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와 민주주의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라며 “세계적인 복합 위기와 북핵·미사일 위협으로 인해 이웃 일본과의 연대와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에 대한 여러분의 변함없는 애정과 성원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해법 등 관계 개선에 나선 이유에 대해 “동포 여러분들 때문이다. 한·일 관계가 불편하거나 악화되면 동포들부터 힘이 든다. 정부 대표로서 동포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나보고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하는데 너무 당연한 결정을 한 것이다”라며 “앞으로 담대한 마음을 갖고 한·일 관계를 이끌어가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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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향후 양국 간 대립이 있더라도 교류는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원상회복해도 만일 대립이 생긴다면 강력하게 싸울 때는 싸워야 할 수도 있다”면서도 “교류까지 끊는 것은 맞지 않다. 정부와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미래 세대와 문화·학술은 교류 기반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의회 연설을 언급하며 “김 전 대통령은 ‘한·일은 1500여 년간 우호 협력 관계였고, 임진왜란·일제 강점기 50년만 불행한 관계였다. 불행한 50년이 1500년의 우호 역사를 부정하게 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도쿄 한국학교 학생 합창단의 애국가 합창으로 시작한 이날 간담회엔 재일동포 77명이 참석했다. 임진왜란 때 끌려간 한국계 도예 명가 ‘심수관가’의 제15대 심수관(본명 오사코 가즈데루)씨도 참석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도자기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이 오는 용산 대통령실에 잘 전시해서 심수관 선생의 작품을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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