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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와 화해한 이란, 이번엔 '하메네이 복심’ UAE 방문

중앙일보

입력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의 알리 샴카니 의장(오른쪽)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사드 빈 모하메드 알 아이반 국가안보보좌관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의 알리 샴카니 의장(오른쪽)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사드 빈 모하메드 알 아이반 국가안보보좌관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외교·안보 총책임자인 알리 샴카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전격적으로 국교 정상화에 합의한 이란이 아라비아 반도의 걸프 국가들과 연쇄 해빙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샴카니 의장은 이날 UAE를 방문해 셰이크 타눈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란 현지 언론들은 샴카니 의장이 “이란의 최고 경제, 금융, 안보 관계자들과 동행해 UAE와 양자·지역 및 국제 문제를 논의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란의 정치분석가 사이드 레이라즈는 FT에 “샴카니가 직접 움직인다는 건 걸프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이란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9년에 걸친 예멘 분쟁 종식과 (이란 제재로 인한)외화를 융통하는 게 이번 회담의 주된 목적일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샴카니는 이란의 신정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SNSC 의장으로 발탁한 인물로, 하메네이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샴카니는 이달 10일 중국의 중재로 이뤄진 사우디와의 화해 합의에 서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란이 UAE와도 적극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두고 UAE·사우디 등 아랍 국가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2016년 사우디의 시아파 성직자 처형 사건을 계기로 사우디·UAE와 관계를 중단했다. 2019년 5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UAE·사우디 유조선에 대한 공격이 벌어지자, 미 합동참모본부가 이란 혁명수비대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군사적 위기가 고조됐다. 이란은 당시 “미국, 이스라엘 정보 기관의 조작극”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과 사우디·UAE는 2014년 발발한 예멘 내전에서 각각 후티 반군과 정부군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며 대치해 왔다. 후티 반군은 UAE의 군사 개입에 반발해 지난해 UAE 아부다비의 연료 저장탱크에 드론·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란의 밀착 행보와 달리 이란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이스라엘은 중동 내 입지가 축소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임 재임 시절인 2020년 ‘아브라함 협정’으로 UAE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며 세력화에 나섰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중재를 섰다.

주변국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와중에 이스라엘은 사법 개혁 문제로 석달 째 심각한 내홍을 빚고 있다. 매 주말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이스라엘의 지도층도 반기를 들고 있다. 이와 관련 아미르 야론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15일 미 CNN에 출연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해치고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드러냈다. 이스라엘 반정부 시위대는 같은 날 독일로 출국하는 네타냐후 총리의 순방을 막겠다며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점거하는 등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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