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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사형 후 7년 만에…'앙숙' 이란∙사우디, 관계 정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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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상호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6년 사우디가 시아파 유력 성직자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사건을 계기로 단절된 지 7년 만이다.

10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양국이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2개월 안에 상대국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 뉴스통신 SPA도 공동성명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양국의 관계 정상화 합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졌다.

IRNA는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이 중국에 있는 사우디 측 카운터파트와 집중적인 협의를 위해 지난 6일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샴카니 의장은 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과 4일에 걸친 회담 끝에 이날 국교 정상화에 최종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중동에서 미국이 서서히 발을 빼는 것으로 걸프 국가들이 인식하는 가운데 중국의 중요한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각각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주국으로 중동 지역의 주도권을 다투는 이란과 사우디는 2016년 단교 이후 예멘과 시리아 내전 등에서 서로 적대 진영을 지원하면서 갈등을 이어왔다.

특히 2019년 사우디 정유 시설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아 사우디 원유 생산의 절반가량이 차질을 빚었을 때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당시 미국은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이라크와 오만의 중재로 여러 차례에 걸쳐 관계 개선을 위해 직접 협상을 진행했다.

양국은 이날 성명에서 “2021년과 2022년 양측의 회담을 주선한 이라크와 오만은 물론 이번 회담을 주선한 중국 지도자들과 정부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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