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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논술테마] 영역별로 짚어보는 2006 시사뉴스 - 경제 · 과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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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화두는 역시 '경제'였다. 최근 경제 관련 주제가 대입 논.구술에서 점점 자주 출제되는 것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백약이 무효'라는 소리를 듣는 부동산 정책과 국민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한.미 FTA 협상은 눈여겨 봐야 할 이슈다.'과학.환경.미디어 영역'에선 개발과 환경 보호의 가치가 양립하는 새만금 사업 재개 판결, 아리랑 2호 발사 성공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선발로 대표되는 우주 개발 문제가 큰 관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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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시장 원리

부동산 정책 실패와 시장 혼란의 책임을 지고 관련 부처 장관들이 줄줄이 사퇴했다. 집값은 대개 주택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금리가 낮아 시중의 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릴 때 뛰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의 가파른 집값 상승은 이 두 가지 요인이 겹쳐 일어났다. 집값이 치솟으면 버블을 부르고 경제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 원인이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특정 지역과 계층을 겨냥해 펼친 정부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시장의 기능을 왜곡시킬 수 있는 정부의 개입은 어디까지인지 면밀히 짚어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한.미 FTA와 한국 경제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 협상을 하고 있다. FTA는 관세를 없애 상호 교역을 증진하기 위한 지역 경제 통합 시스템이다.

한.미 FTA의 주요 협상 부문은 의약품과 스크린쿼터, 쇠고기, 자동차다. 미국은 특허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오리지널 약의 가격 인상과 특허권 보호, 스크린쿼터 축소, 쇠고기 수입 재개,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 기준 유예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양극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FTA가 우리 경제에 독이 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빈부 양극화 … 성장과 분배의 딜레마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말 현재 땅부자 상위 1%가 전체 개인 소유 토지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통계에 따르면 1997년과 2004년 사이 중산층 비중은 4.6% 줄고, 저소득층은 3.9% 늘었다. 소득 분포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 계수'도 같은 기간 0.283에서 0.310으로 커졌다. 부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문제는 양극화의 문제 해결 방안이 상충하는 데 있다. 취약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구조 조정 기간 중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기 때문이다. 불평등을 해소하고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분배 정책에 역점을 두면 성장 잠재력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 성장과 분배 정책 가운데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

■ 국가 미래 위협하는 저출산

지난해 우리나라 가임 여성 1인당 출산율은 세계 최저인 1.08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명과 일본의 1.25명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4년부터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2010년까지 저출산 정책에 18조8998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대 사회에서 인구 수가 중요한 것은 생산과 소비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구가 증가해야 생산과 소비도 늘어 경제가 발전한다. 저출산의 원인은 고용 불안,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 육아시설 부족 등 다양하다. 어느 것부터 해결해야 할까?

▨과학.환경.미디어

■ 명왕성 퇴출과 과학적 진리의 상대성

명왕성이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됐다. 진리처럼 외우던 태양계 9개 행성의 이름도'수금지화목토천해명'에서 '수금지화목토천해'로 바뀌었다. 8월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을 새롭게 정의한 결과다. IAU의 정의에 따르면 행성은 태양을 공전하고 중력이 있으며 둥근 형태를 갖춘 천체로서, 지름은 800km 이상이고 질량은 지구의 1만2000분의 1이 돼야 한다. 8월 IAU 총회에선 '주변 궤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천체'라는 조항이 보태졌다. 그 바람에 공전 궤도가 일부 겹치는 해왕성보다 크기도 작고 자체 위성인 카론과 크기가 비슷한 명왕성은 '왜행성134340'으로 격하됐다. 과학은 절대 진리가 아니며 가설의 학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다.

■ 새만금 사업, 개발주의 vs 환경주의

대법원이 토지 수요 대처와 대체 농지 개발 등을 내세운 새만금 간척지 개발 사업을 계속 진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수질 악화와 갯벌 유실 등을 이유로 환경단체가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법정 공방이 장기화하면서 4년7개월 동안 끌어온 다툼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땅을 국가 발전에 활용하기 위해 시작된 새만금 사업은 공사 지연으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마찰에 따른 국력 소모를 불렀다. 환경운동이 국가에 엄청난 손해를 끼친 것인가, 아니면 갯벌의 생태적 가치와 미래 세대의 환경권을 포기한 결과일까?

■ 아리랑 2호와 우주 시대의 개막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인공위성인 아리랑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내 11번째 인공위성인 아리랑 2호는 한강 다리에 있는 자동차의 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고정밀 관측 위성이다. 이러한 수준의 위성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국 정도만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또 최초의 우주인 선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가 우주 개발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방송통신, GPS, 기상 예측, 천연자원 파악, 원격 진료 등 미래를 이끌어갈 첨단산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가난 때문에 노숙하거나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과가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 우주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할까.

■ UCC와 뉴 미디어의 미래

인터넷 1인 미디어로 통하는 '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트)'시대가 열렸다. UCC는 네티즌이 동영상과 문자.그림.사진 등 다양한 콘텐트를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올려 놓고 다른 네티즌과 공유하는 뉴 미디어다. 무명의 기타리스트 임정현씨가 자신의 '캐논 변주곡'연주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스타덤에 오르면서 널리 알려졌다. 신세대의 자기 표현 욕구와 멀티미디어 기술의 합작품인 UCC는 빠른 전파력과 소비자 성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자극적인 표현 방식과 강한 중독성, 무분별한 복제, 과도한 상업성 때문에 우려를 낳고 있다.

김태수·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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