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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 돋는 상술"…400원에 남친 빌려주는 中쇼핑몰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의 여러 쇼핑몰에서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남자친구 대여' 서비스를 운영해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가 됐다고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펑파이뉴스 등이 보도했다.

지난 2월 14일 중국 허난성 한 쇼핑몰에서 '남자친구 대여' 서비스를 이용한 여성이 남성 직원과 함께 쇼핑몰을 걷고 있다. 사진 펑파이 캡처

지난 2월 14일 중국 허난성 한 쇼핑몰에서 '남자친구 대여' 서비스를 이용한 여성이 남성 직원과 함께 쇼핑몰을 걷고 있다. 사진 펑파이 캡처

매체에 따르면,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중국 허난(河南)성의 쇼핑센터 여러 곳에서 이 서비스가 운영됐다. 요금은 45분에 2.14위안(약 404원)이며, 남성 직원은 외부로 동행할 수 없고, 쇼핑몰 내에서 함께 쇼핑만 할 수 있다.

실제로 밸런타인데이에 해당 쇼핑센터에선 정장 차림의 남성 여러 명이 큐알(QR)코드가 부착된 단상에 서서 고객들이 자신을 대여해주길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여성 고객들은 마음에 드는 직원을 골라, QR 코드를 스캔한 뒤 돈을 지불했다.

2월 14일 중국 허난성 한 쇼핑몰에서 한시적으로 운영된 '남자친구 대여' 서비스. 사진 펑파이 캡처

2월 14일 중국 허난성 한 쇼핑몰에서 한시적으로 운영된 '남자친구 대여' 서비스. 사진 펑파이 캡처

허난성뿐 아니라 난징(南京)·정저우(鄭州)등 중국 내 여러 쇼핑센터에서도 밸런타인데이와 여성의 날(3월 8일) 등에 남친 대여 서비스를 진행한다. 크리스마스엔 1시간당 1위안(약 189원)에, 쇼핑과 데이트를 모두 함께 해줄 상대를 대여하는 서비스도 있었다. 펑파이뉴스는 "독신 여성 손님을 위해 고안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밸런타인데이에 쇼핑몰에 와서 쇼핑하는 동안 '남자친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안내문. 사진 펑파이 캡처

밸런타인데이에 쇼핑몰에 와서 쇼핑하는 동안 '남자친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안내문. 사진 펑파이 캡처

해당 서비스가 입소문이 나자, 중국 SNS에는 "이상하다" "낯선 사람을 남자친구라고 돈 주고 고용해 쇼핑하는 건 소름끼친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SCMP는 전했다.

펑파이뉴스는 "남친 대여 서비스는 더 많은 독신 여성이 쇼핑하도록 유도하는 상술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오랜 기간 유지하면서, 집안에서 '소황제'나 공주처럼 대접받으며 커온 세대를 공략한 서비스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중국에는 남성이 더 많아 여자친구 구하기가 어려운 인구 구조다"며 "남성 직원이 가상 여친과 데이트를 했으니 오히려 돈을 냈어야 했던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SCMP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국 20~40대 남성이 여성보다 2000만명 많다.

중국에는 기념일 등에 여성 고객을 상대로 '남자친구 대여'서비스를 하는 쇼핑몰이 여럿 있다. 소후왕 캡처

중국에는 기념일 등에 여성 고객을 상대로 '남자친구 대여'서비스를 하는 쇼핑몰이 여럿 있다. 소후왕 캡처

중국에선 기념일은 물론, 추석·설날 등 명절에 '남친' 또는 '여친'을 대행하는 아르바이트로 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연인과 보내는 기념일에는 외로워 보이기 싫어서, 명절에는 '사귀는 사람 없냐' '결혼은 언제 하냐'는 친척들의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샤오페이 변호사는 펑파이뉴스에 "중국 법률에서 이런 (남자친구 대여와 유사한)고용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지만 사회 공익 또는 공공 질서 원칙을 위반하면 형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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