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상폐’ 위믹스 재상장…위메이드에 문 연 코인원, ‘대오이탈’의 빅픽처는

중앙일보

입력

[사진 위메이드 홈페이지 캡쳐]

[사진 위메이드 홈페이지 캡쳐]

국내 3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이 게임사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WEMIX)를 재상장한다. 지난해 말 거래 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한 지 2개월 만이다. 국내 대표 코인 위믹스의 부활은 국내 거래소 판도를 바꾸는 ‘나비효과’가 될 수 있을까.

무슨 일이야

16일 코인원은 “위믹스의 소명자료를 검토한 결과 유통량 위반, 정보 제공, 신뢰 훼손 등의 문제가 해소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위믹스를 재상장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가 소속된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는 지난해 12월 8일 위믹스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유통량 계획을 위반하고, 투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으며, 이후 소명 기간 동안 제출한 자료에서도 오류가 발견돼 신뢰 회복에 실패했다는 이유였다. 위믹스 발행사인 위믹스 재단은 지적 사항을 충분히 수정·소명했다고 반박하고, 법원에 거래 지원 종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거래 지원이 최종 종료됐었다.

관련기사

다른 거래소는 뭐래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 [연합뉴스]

DAXA가 출범한 지난해 6월 이후 국내 주요 원화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던 가상자산이 재상장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비트 등 거래소들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예상치 못한 대오이탈에 당황한 분위기다. 거래소들이 공동으로 내렸던 상장 폐지 결정이 단 두 달 만에 뒤집힌 꼴이기 때문. DAXA 역시 코인원과 사전 교감이 없었다고 밝히면서 일각에선 위믹스 상폐로 존재감을 키웠던 DAXA의 영향력이 흔들리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 기만으로 재단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는 게 공동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인원 관계자는 “상장은 개별 거래소의 판단”이라며 “(재상장) 선례가 없긴 하지만,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내부 상장 규정에 따른 심사를 거쳐 재상장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인원의 빅픽처는

‘만년 3등’ 거래소인 코인원이 위믹스 재상장을 홀로 결정한 데는 시장 2위 빗썸을 추격하기 위한 복안에서 비롯된 것.

◦ 빗썸 잡을 수 있나?: 현재 코인원의 누적 회원수는 254만명. 16일 코인마켓캡 기준 직전 24시간 거래대금을 분석해보면, 국내 원화마켓 운영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88.10%), 빗썸(9.19%), 코인원(2.39%) 순이다. 코인원의 목표는 2위 탈환. 지난해 11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손잡고 실명계좌 발급을 시작하면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신규 가입자만 늘었을 뿐 거래량 변화는 미미했다.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자산 하락장)’가 닥치면서 시장이 냉각된 탓.

2021년 1735억원이었던 코인원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309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인원의) 자금 사정이 넉넉하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부터 내부에서도 다른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기조가 강해졌다고 한다”라며 “위믹스 재상장도 하나의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 위믹스의 파급력은: 위믹스는 한때 시가총액 30조 원(발행량 10억 개 기준)을 기록할 정도로 시장에서 영향력이 컸다. 거래량의 90%가 국내 원화 거래소에 집중돼 있던 국내 대표 코인이기도. 코인원이 위믹스 원화 거래를 선점하게 된 만큼 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 거래소 순위의 지각변동은 가능할까. 빗썸은 복잡한 지배구조 등 ‘오너 리스크’로 연일 잡음을 빚고 있다. 현재 빗썸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강종현 씨는 관계사 배임·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 지난 달에는 국세청이 빗썸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원이 빗썸의 혼란을 틈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가 관건.

◦ 위믹스의 원화 거래가 재개되며 코너에 몰렸던 위메이드는 부활의 날개를 달게 됐다. 16일 코스닥 시장에서 위메이드는 전날보다 29.86% 오른 5만4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계열사 위메이드맥스(1만7810원)와 위메이드플레이(1만8460원)도 각각 30%씩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