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러시아, 우크라 침공 이후 어린이 6000명 사상교육"

중앙일보

입력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러시아가 1년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어린이 최소 6000명을 러시아 점령지와 영토로 강제 이주시켜 사상 교육을 하고 있다는 미국 연구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예일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 산하 인문학연구소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체계적으로 재교육하고 입양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그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단체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본토와 크림반도에 43개 시설을 운영하며 최소 600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수용했다.

어린이의 나이는 4개월에서 17세이며 수용 인원은 6000명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소는 추정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43개는 위치를 확인한 시설의 숫자이며,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는 시베리아와 러시아 극동 지역에 위치했다.

이들 시설의 주목적은 어린이들이 러시아에 대해 더 우호적인 관점을 가지도록 정치 사상 등을 '재교육'하는 것으로 주로 부모나 다른 가족 보호자가 있는 어린이가 그 대상이라는 게 연구소 설명이다.

러시아는 이들 시설을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러시아 문화와 역사, 사회로 통합하는 프로그램으로 홍보하고 있다.

고아로 판단되거나 러시아의 침공 전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에서 양육한 어린이, 전쟁으로 인해 보호자가 있는지 불확실한 어린이 등은 입양 목적으로 러시아로 보내졌다.

다수 어린이는 부모 동의를 받고 시설로 보냈지만, 시설에서 수개월을 지내며 부모와 다시 결합했는지 불확실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연구소는 러시아의 이런 행위가 전쟁범죄 또는 반인륜범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보호 대상인 사람을 불법으로 이주·추방하는 것은 민간인 보호에 대한 제네바협약의 중대한 위반으로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러시아는 강제 이주·추방을 즉각 중단하고 어린이를 가족이나 법적 보호자에게 돌려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관련 시설을 공개하고 외부 독립 관찰자의 방문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