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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잘하면 반칙인데…베일, 축구도 골프도 ‘레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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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골프에 푹 빠진 스포츠 스타들. 왼쪽부터 웨일스 축구 국가대표 출신 가레스 베일, 미국프로농구(NBA) 가드 스테판 커리,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 강속구 투수 출신 박찬호(왼쪽부터). [사진 베일 SNS, EPA·AFP·AP, KPGA]

골프에 푹 빠진 스포츠 스타들. 왼쪽부터 웨일스 축구 국가대표 출신 가레스 베일, 미국프로농구(NBA) 가드 스테판 커리,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 강속구 투수 출신 박찬호(왼쪽부터). [사진 베일 SNS, EPA·AFP·AP, KPGA]

지난해 11월 카타르월드컵에서 웨일스 국가대표로 뛰었던 축구 선수 가레스 베일(34)은 올해 초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중한 고민 끝에 클럽과 대표팀에서 은퇴를 결정했다. 앞으로 내 인생의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겠다.”

베일이 말한 ‘다음 단계’란 ‘골프’인지도 모르겠다. 축구화를 벗은 지 2주 만인 지난 24일, 다음 달 2일 미국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대회에 출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프로골퍼 156명과 아마추어 유명인사 156명이 짝을 이뤄 출전하는 대회다. 올해는 베일을 비롯해 배우 제이슨 베이트먼, 래퍼 맥클모어,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 에런 로저스(그린베이 패커스) 등이 아마추어 자격으로 참가한다.

가레스 베일과 세계적인 골퍼 욘 람(오른쪽). 사진 PGA 인스타그램

가레스 베일과 세계적인 골퍼 욘 람(오른쪽). 사진 PGA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베일의 골프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 욘 람(29·스페인)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 파인즈 골프장에서 베일과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한 뒤 그의 실력을 극찬했다. 람은 베일에게 “축구와 골프를 동시에 이렇게 잘하다니 불공평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2021년 US오픈과 올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인 람은 “골프 스윙에 대해 조언해줄 게 전혀 없었다”며 “베일의 핸디캡이 2라는데 그는 핸디캡을 받을 필요가 없다. 이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으니 실력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수준급 골프 실력을 지닌 베일. 사진 베일 인스타그램

수준급 골프 실력을 지닌 베일. 사진 베일 인스타그램

2013년 이적료 1억 유로(1311억원)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베일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5회 우승을 일궈낸 정상급 공격수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동료들은 그를 ‘골퍼’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베일은 부상으로 축구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도 골프를 즐기다 구설에 올랐다. 웨일스 카디프의 집 뒷마당에는 특별히 설계한 파3홀 코스가 3개나 있을 정도다. 미국 소그래스TPC 17번, 로열 트룬의 8번, 오거스타 12번 홀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일은 웨일스 국가대표 경기 때 ‘웨일스, 골프, 마드리드. 이 순서대로’라고 적힌 국기를 펼쳐 논란이 됐다. 사진 폭스스포츠 캡처

베일은 웨일스 국가대표 경기 때 ‘웨일스, 골프, 마드리드. 이 순서대로’라고 적힌 국기를 펼쳐 논란이 됐다. 사진 폭스스포츠 캡처

레알 마드리드 팬들이 베일을 비난한 것도 일리가 있다. 베일은 웨일스 국가대표 경기 때도 ‘웨일스, 골프, 마드리드. 이 순서대로’라고 적힌 국기를 펼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그가 미국프로축구 LA FC에 입단하자 “로스앤젤레스 홈구장 주변에 19개의 골프장이 있기 때문에 미국 구단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베일은 그동안 페블비치, 리비에라, 토리 파인즈, 사이프러스 포인트 등 명문 클럽을 찾아가 골프를 즐겼다.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베일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출범시킨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출전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도 빼어난 골프 실력을 자랑한다. EPA=연합뉴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도 빼어난 골프 실력을 자랑한다. EPA=연합뉴스

베일 뿐만 아니라 토트넘 공격수 해리 케인도 소문난 골프광이다. 케인의 핸디캡은 4로 알려졌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37·스페인)과 농구선수 스테판 커리(35·미국)의 골프 실력도 수준급이다. 나달은 2020년 10월 스페인 발레아레스 골프 챔피언십에 출전해 3라운드 합계 9오버파 225타를 기록했다. 당시 60명 중 공동 6위에 올랐다. 2018년엔 ‘라파엘 나달 골프 챌린지’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핸디캡은 0.3~1.5로 알려졌다. 베일은 현역 시절 왼발을 주로 썼다. 나달도 테니스 할 땐 주로 왼손을 쓴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필드에선 오른손잡이다.

NBA 스타 스테판 커리는 핸디캡 0의 스크래치 골퍼다. AP=연합뉴스

NBA 스타 스테판 커리는 핸디캡 0의 스크래치 골퍼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가드 스테판 커리는 2017년과 18년에 PGA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 출전해 71타를 기록한 적도 있다. 핸디캡 0의 스크래치 골퍼로 알려졌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마이클 조던(미국)의 핸디캡은 1.9다.

박찬호가 2018년 3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 파이널라운드 6번홀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KPGA

박찬호가 2018년 3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 파이널라운드 6번홀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 KPGA

메이저리그 LA다저스 투수 출신 박찬호(50)도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찬호는 특히 드라이브샷이 33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자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대회에 나섰지만 2라운드 합계 33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3명의 딸을 둔 박찬호는 골프를 셋째딸에 비유하며 “너무 사랑스럽고 좋은데 마음 같이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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