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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크기 비행 로봇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이스라엘이 첨단 나노 기술을 이용해 말벌 크기만 한 초소형 비행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예디오트 아흐로노트가 17일 보도했다.

'생체 말벌'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로봇은 다른 무기 체계나 병사가 접근하기 어려운 깊숙한 곳에 잠입해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다. 좁은 골목길이나 통로를 날아다니며 목표물 추적, 사진 촬영, 타격.살상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눈에 거의 띄지 않아 은밀한 작전이 가능하다.

주요 목표는 아랍권 '테러리스트'다. 이스라엘군은 7월 한 달여 벌어진 레바논 전쟁 중 수많은 전투기와 헬기, 그리고 무인 정찰기를 동원했지만 구석구석 숨어 공격해 오는 헤즈볼라를 소탕하는 데 실패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군은 비밀 장소에 숨겨진 로켓 발사대와 테러리스트를 추적.파괴하는 데 필요한 초소형 장비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

이스라엘은 앞으로 5년간 2억3000만 달러(약 2150억원)를 들여 나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대테러 무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스라엘의 '나노 무기 개발 프로젝트'는 생체 말벌 외에 여러 비밀 신무기를 포함한다. 장갑과 같은 장비를 착용하면 수퍼맨같이 강한 힘을 쓸 수 있는 '수퍼 글러브', 공공장소에 설치돼 냄새.열.무게로 폭탄을 감춘 자폭테러범을 감지해내는 초소형 '테러범 센서', 적지에 뿌려져 정보를 입수하는 작은 알갱이 모양의 '지혜의 진주들' 등이다.

시몬 페레스 부총리는 "레바논 전쟁과 자폭 테러 등 최근의 상황들은 우리에게 더욱 작은 무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는 초현대적 무기를 개발, 앞으로 3년 안에 시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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