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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명품 브랜드들 "가자, 아시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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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왜 아시아인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아시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틀 전인 7일 구찌도 홍콩에 매장을 열었다.

3300평 규모의 '메가스토어'로 전 세계 구찌 매장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크기다. 이곳 개장 행사 때는 모기업인 PPR그룹의 프랑수아 앙리 피놀 회장 등 임원 30여 명이 총출동했다. 구찌 관계자는 "임원급이 대거 아시아를 방문한 것은 유례 없는 일"이라며 "그만큼 명품시장에서 아시아의 비중이 커졌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루이뷔통은 지난해 홍콩에 플래그십 매장을 냈다. 스와로브스키는 지난 9월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패션쇼를 열었고, 캘빈클라인은 내년 3월 상하이에 대형 전문매장을 낼 예정이다.

한국 진출도 활발하다. 이달 초 프랑스 명품회사인 에르메스는 서울 신사동에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를 열었다. 전 세계적으로 파리.뉴욕.도쿄에 이어 네 번째 대형 단독점이다. 프랑스 가방 브랜드 롱샴은 다음달 인천공항에 부티크 매장을 낼 계획이다. 세계적 명품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아시아 지역에 대형 매장을 내는 것은 아시아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노른자위 땅'이기 때문이다. 이미 성숙한 서구 시장에 비해 꾸준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구찌의 지난해 아시아 지역 매출(일본 제외)은 3억7380만 유로(약 4488억원)로 2004년에 비해 28.5% 올랐다. 전체 평균인 18.4%, 유럽 지역 14%보다 훨씬 높다. 토즈도 지난해 아시아 지역 성장률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13%를 기록했다.

◆아시아 마케팅도 활발=그러다 보니 아시아 고객만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업체들의 다양한 아시아 전략이 나오고 있다. 서로 다른 컬러.가죽으로 109개의 핸드백을 제작, 세계 각지를 돌면서 판매행사를 진행 중인 토즈는 그 출발점을 아시아로 잡았다. 명품 화장품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랑콤이 지난달 출시한 로열젤리 성분의 '뉴트릭스 로얄'과 샤넬이 이달 초 내놓은 '프레씨지옹 나노로션'은 아시아 여성의 피부를 겨냥해 만든 제품이다.

아시아 공략 마케팅의 일환으로 한류(韓流) 스타들도 대거 동원된다. 토즈 행사에는 탤런트 김희애씨와 다니엘 헤니가, 구찌 행사에는 이병헌씨가 초청됐다. 루이뷔통은 2년 전 이영애씨를 홍보대사로 선정, 아시아 지역 패션쇼 등 각종 행사에 초청하고 있다. 발레 회장은 "정보통신의 발달로 '유행의 변방'이라는 개념이 없어졌다"며 "세계적인 유행을 전하면서도 아시아 지역에 맞는 마케팅을 펼치는 게 명품 업체의 숙제"라고 말했다.

홍콩=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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