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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강제노역 조선인 745명 확인…담배명부 3종 첫 분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은 9일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광산 측이 담배를 배급할 때 작성한 이른바 '조선인 연초배급명부'(연초명부) 3종과 부속 문서 등을 분석해 사도광산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745명의 이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사도광산의 숙소 중 하나인 '상애료'의 연초명부(왼쪽)와 연초명부의 부속문서. 자료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연합뉴스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은 9일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광산 측이 담배를 배급할 때 작성한 이른바 '조선인 연초배급명부'(연초명부) 3종과 부속 문서 등을 분석해 사도광산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745명의 이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사도광산의 숙소 중 하나인 '상애료'의 연초명부(왼쪽)와 연초명부의 부속문서. 자료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연합뉴스

“日 가해행위 확인할 자료 될 듯”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일본 사도(佐渡)광산에서 노역했던 조선인 이름이 700명 넘게 확인됐다.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노역과 관련해선 그동안 명확한 명부가 없어 피해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정혜경 일제 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은 사도광산 측이 담배를 배급할 때 작성한 이른바 ‘조선인 연초배급명부’(이하 연초명부) 3종과 부속 문서 등을 분석해 사도광산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745명의 이름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해당 분석 결과를 정리한 논문은 최근 발간된 한일민족문제학회 학회지인 ‘한일민족문제연구’에 ‘조선인 연초배급명부로 본 미쓰비시(三菱)광업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동원’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 대표연구위원은 학계에서 서로 다른 연초명부 3종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를 내놓은 것은 이 논문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초명부를 보관했던 도미타 담배가게 전경. 사진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연합뉴스

연초명부를 보관했던 도미타 담배가게 전경. 사진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연합뉴스

그는 연초명부 3종에서 추출한 조선인 494명의 정보 외에 국가기록원 등이 보관하고 있는 강제동원 관련 명부 7종, 일본 시민단체 조사 결과, 옛 신문 기사, 한국 정부의 일제 강점기 피해조사 결과 등 모두 24종의 자료를 토대로 사도광산의 조선인을 분석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580여 명의 성과 이름을 확인했고, 나머지 160여 명은 성명의 일부 혹은 창씨 이름을 파악했다. 창씨는 일제가 일본식 성을 만들어 조선인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고치도록 강요한 정책이다.

사도광산 측이 작성한 ‘사도광산사’에는 1945년에 조선인이 1519명 있었다는 기록이 있지만, 누가 동원됐는지 일괄적으로 알 수 있는 명부가 없어 피해자 조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에 한국 정부에 신고한 사도광산 피해자는 약 150명이다.

일본 사도광산 내 터널. 사진 서경덕 교수.

일본 사도광산 내 터널. 사진 서경덕 교수.

연초 명부의 경우 원래 성명 대신 창씨 이름이 적혀있거나, 손으로 쓴 글자를 해독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또 국적 표기가 빠진 경우도 있어 그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명부 3종과 여타 자료를 교차 분석해 정확성을 높이고 피해 실태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자료 확보를 통해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올리려고 시도하는 가운데 일제의 가해 행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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