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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술 바탕 K창업…스타트업 국가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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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혁신창업 국가 국제심포지엄

“과학기술에 기반한 창업 기업은 숫자로는 전체 창업의 1%도 안 된다. 하지만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2900억원) 이상인 유니콘의 5.6%,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 중에선 10.9%를 차지한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혁신창업 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에서 첨단 연구개발(R&D)에 기반한 혁신창업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시장의 평가와 성장 가능성, 일자리 파급 효과 등에서 여느 창업과 수준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 장관은 이어 “우리 사회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오고, 한편으로 사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K창업’으로 일자리 확대와 사회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날 행사는 중앙일보가 지난해 6월부터 연재해 온 ‘혁신창업의 길-R&D 패러독스 극복하자’ 기획 시리즈의 중간 결산 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4.8%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다. GDP 1000억 달러 대비 특허출원 건수는 7779건으로 세계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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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이 2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혁신창업상을 수상한 토모큐브 박용근 대표이사가 혁신창업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이 20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혁신창업상을 수상한 토모큐브 박용근 대표이사가 혁신창업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처럼 수치상으로는 ‘R&D 선도국’처럼 보이지만 ‘돈이 되는 사업’으로 이어지는 성과가 미약하다는 문제의식에서 혁신창업 시리즈는 출발했다. 중앙일보는 그동안 총 37회에 걸쳐 대학교수나 석·박사급 연구 인력의 R&D 성과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을 발굴해 보도했다.

이 장관은 “양자기술과 인공지능(AI), 첨단 바이오 등 12대 전략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가 창출되도록 집중 지원하고, 그 결과가 빠르게 실용화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며 “특히 창업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장애 요인을 발굴, 해소해 현장에서 창업 붐이 일어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R&D의 산실인 대학이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도 나왔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미국 스탠퍼드대에서만 구글과 나이키, 휼렛팩커드, 야후, 인스타그램 창업자가 배출됐다. 미국 MIT에선 2015년 기준으로 3만 명이 창업해 일자리 460만 개, 연매출 2조 달러를 달성했다”며 벤치마크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창업은 침체의 그늘이 드리운 국가 고용 안전망을 다시 촘촘하게 복원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자극”이라며 “그중에서도 AI와 빅데이터, 바이오·헬스케어, 핀테크 등으로 대표되는 혁신 분야의 창업은 위기에 봉착한 경제 전반의 구조 전환을 가능케 하는 좋은 선택지”라고 말했다.

“인구·자원 적은 국가, 갈 길은 혁신” “한국, 12대 기술 키워야”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상선 기자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상선 기자

이광형 KAIST 총장도 환영사를 통해 “‘혁신창업의 길’ 시리즈가 37회 연재되는 1년 반 동안 KAIST 교수 창업은 종전 4개에서 올해 11월 기준 17개로 늘었다”며 대학 연구실에서 창업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광형 KAIST 총장. 김상선 기자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광형 KAIST 총장. 김상선 기자

그러면서 “혁신에 성공한 국가와 기업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추격형 전략’을 넘어서 R&D 성과를 바탕으로 한 혁신 기술 창업을 통해 세계와 경쟁하는 선도형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김상선 기자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김상선 기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환영사에서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을 언급하며 혁신창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홍 회장은 “사방이 이슬람 국가로 둘러싸여 항상 전시 상태며, 국토의 절반 이상은 사막으로 이뤄져 있는 나라에서 페레스 전 대통령은 기적을 일으켰다”며 “이스라엘은 지금 미국·중국 다음으로 나스닥 상장 기업이 많은 나라, 300개가 넘는 글로벌 R&D센터를 두고 1인당 국민소득(GDP) 5만 달러가 넘는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상선 기자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상선 기자

홍 회장은 한국도 이스라엘처럼 ‘이노베이션 스타트업 코리아’가 이끄는 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기관 등이 수행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R&D에서 나온 혁신적 기술이 창업과 기술 이전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야 한다”며 “혁신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세계와 경쟁하고,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은 이들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아미 아펠바움 이스라엘 혁신청 의장. 김상선 기자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아미 아펠바움 이스라엘 혁신청 의장. 김상선 기자

아미 아펠바움 이스라엘 혁신청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스타트업 네이션(Start-up Nation)’이 된 비결은 ‘필요’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스콧 스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슬로언스쿨) 교수. 김상선 기자

중앙일보가 서울대·KAIST와 주최하고, 서울대가 주관한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 심포지엄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스콧 스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슬로언스쿨) 교수. 김상선 기자

그는 “인구는 적고, 자원은 없으며, 주변국과 갈등이 잦은 나라의 국민은 사고의 틀을 전환해 ‘혁신’에 힘쓸 수밖에 없었다. 이제 이스라엘 정부는 스타트업의 성과를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스케일업 네이션(Scale-up Nation)’으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인구는 약 900만 명으로 서울보다 적고, 석유와 같은 천연자원도 거의 없다. 중동 아랍국가에 둘러싸여 지정학적 조건도 불리하다. 그러나 R&D 투자가 활발한 ‘혁신 국가’로 평가받는다.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 수는 100여 개로 미국·중국 다음 3위다.

또 스콧 스턴 MIT 경영대학원(슬로언 스쿨) 교수는 혁신 주도 기업 생태계를 가속화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활발한 교류를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이해관계자, 체계, 전략 등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소개했다. 스턴 교수는 “1970년대 MIT 캠퍼스 주변은 황량했지만 오늘날 다양한 기업이 자리 잡아 혁신 기업의 중심지로 변모할 수 있었던 건 여러 기업가와 학생, 교수들이 모두 모여 소통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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