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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잡는 PET·3D 현미경…딥테크 선도하는 한국 기업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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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에서 혁신창업상 수상자들이 내빈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토모큐브, 브라이토닉스이미징, 리센스메디컬, 퀀 텀캣, 프렌들리에이아이 등 6개 기업이 수상했다. 사진 왼쪽 다섯째부터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광형 KAIST 총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아미 아펠바움 이스라엘 혁신청 의장, 스콧 스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슬로언스쿨) 교수, 맨 오른쪽은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 김상선 기자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혁신창업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에서 혁신창업상 수상자들이 내빈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토모큐브, 브라이토닉스이미징, 리센스메디컬, 퀀 텀캣, 프렌들리에이아이 등 6개 기업이 수상했다. 사진 왼쪽 다섯째부터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광형 KAIST 총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아미 아펠바움 이스라엘 혁신청 의장, 스콧 스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슬로언스쿨) 교수, 맨 오른쪽은 이하경 중앙일보 대기자. 김상선 기자

“그동안 과학자·엔지니어로 살아오면서 제가 개발한 제품을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것을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세대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계속 창업’해야 미래세대에게 먹거리가 생길 거란 책임감이지요.”

토모큐브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용근 KAIST 교수는 20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혁신창업 국가 대한민국’ 국제심포지엄에서 창업가로 변신한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가 홍기현 대표와 손잡고 2015년 설립한 토모큐브는 세계 처음으로 3차원(3D)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을 상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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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현미경으로는 세포에 형광시약을 주입한 뒤 형광현미경으로 레이저를 투과해야 관찰이 가능했다. 시약을 인위적으로 주입하기 때문에 세포의 변형이 생길 수 있고, 세포의 수명도 짧았다. 3D 홀로토모그래피 개발로 살아 있는 세포를 관찰할 수 있게 되면서 실험실에 혁신 바람이 불었다. 미국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이 앞다퉈 이 현미경을 찾았고, 덕분에 생명공학 분야에서 논문 200여 편이 발표되는 등 새로운 연구 성과가 만들어졌다. 이 회사는 최근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바탕으로 체외 진단 및 산업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도 나섰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토모큐브를 포함한 딥테크형 스타트업 6곳이 ‘대한민국 혁신창업상’을 받았다. 업력 7년 이하(신산업 창업은 10년 이하) 기업 중 기술의 혁신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인정받은 기업들이다. 토모큐브와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공동 수상했고, 리센스메디컬은 중앙홀딩스 회장상을 받았다. 이 밖에 퀀텀캣(서울대총장상), 프렌들리에이아이(KAIST 총장상), 피노바이오(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상) 등이 수상했다.

브라이토닉스이미징은 이재성 서울대 교수가 25년간 연구해 온 디지털 양전자 단층촬영 시스템(PET)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이다. 퇴행성 뇌질환을 고해상도·고민감 PET로 진단하고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시스템, PET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동시에 하는 ‘소동물 전용 PET·MRI’ 등을 개발했다. PE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영상으로 구현하는 기기다.

이 회사의 ‘고해상도 PET 뇌 스캐너’는 환자의 후두엽 등 복잡한 뇌 구조물을 컴퓨터단층촬영(CT)보다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PET 영상을 기반으로 알츠하이머·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자동으로 분석해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도 개발해 임상의료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센스메디컬은 김건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가 연구한 급속 정밀냉각 마취 및 치료기기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했다. 급속 정밀냉각 기술은 열전소자(熱電素子)의 냉각 기능을 이용해 안구를 영하 15도로 순간 냉각하면서도 동상이 걸리지 않은 상태로 마취 효과를 내는 방법이다. 국내 최초로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드 노보(de Novo·새로움)’ 판정을 받아 신속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이 회사의 안구 급속냉각 마취기기는 황반변성 등 안질환 치료에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정기적으로 안구에 항체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안구 급속냉각 마취기기를 활용하면 고통과 마취시간·부작용 등을 줄일 수 있다. 안질환 환자 외에도 피부과와 정형외과 염증 치료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KAIST 석·박사 졸업생들이 2019년 창업한 퀀텀캣은 세계 처음으로 금 나노 촉매 기술을 상용화했다. 나노 입자를 특수구조 나노케이지 안에 개별적으로 포함해 합성하는 기술이다. 이를 바탕으로 백금족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금 나노 촉매를 만들었다. 현재 배기가스를 정화하기 위한 환경촉매로 로듐·팔라듐·백금 등 백금족 촉매가 사용되는데, 고온에서만 작동하고 공급이 적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금 나노 촉매는 이런 성능 저하를 극복하면서 경제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프렌들리에이아이는 전병곤 서울대 교수가 지난해 설립했다. 생성(Generative) AI 모델의 개발부터 활용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클라우드 서비스 ‘페리플로우’를 개발했다. 탑재된 추론 엔진 ‘올카’는 다른 AI 서비스보다 같은 목표 수행시간에 수십 배 많은 AI 요청을 처리할 수 있다.

피노바이오는 차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표적 항암제, 안과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다. 2017년 한국화학연구원의 연구원 창업 기업으로 설립됐다. ADC는 항체에 약물을 붙여 특정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만드는 기술로,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만 제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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