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년 연속 100조 적자 살림, 국가 신인도에 빨간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정부가 연간 100조원 안팎의 적자 살림을 이어갈 전망이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관리재정수지는 86조3000억원 적자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뺀 수치다. 아직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많은 국민연금 등 기금 수지를 제외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나라 살림 현황을 보여준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말 10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연말로 갈수록 정부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보면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10조8000억원에 이를 예정이다. 한해 경제 전체가 벌어들인 돈을 뜻하는 국내총생산(GDP)의 5.1%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2008년 이후 15년 연이어 적자(관리재정수지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적자 규모까지 늘면서 나랏빚 부담을 키우고 있다. 모자란 돈은 국채를 발행(국가채무 증가)해 메워오고 있어서다. 기재부 ‘재정동향’ 통계를 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038조2000억원을 찍었다. 올해 처음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

윤석열 정부는 ‘건전 재정’을 표방하며 나라 살림 긴축에 나섰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정부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3% 이내로 관리하고, 국가채무 비율이 60%를 넘어서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조이는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 중이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3대 신용평가사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앞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국가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