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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시치 3위 확정골, 모드리치에 마지막 선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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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8일 모로코와의 3~4위전에서 승리한 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앞 줄 가운데). [신화=연합뉴스]

18일 모로코와의 3~4위전에서 승리한 후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앞 줄 가운데). [신화=연합뉴스]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크로아티아가 모로코의 돌풍을 제압하고 3위로 카타르월드컵 일정을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의 영웅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의 ‘라스트 댄스’도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크로아티아는 18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3~4위전에서 모로코를 2-1로 꺾었다. 전반 요슈코 그바르디올(20·라이프치히)과 미슬라프 오르시치(30·디나모 자그레브)의 연속 골에 힘입어 아슈라프 다리(23·브레스투아)가 한 골을 만회한 모로코를 눌렀다.

크로아티아는 두 대회 연속 월드컵 4강에 오르며 ‘토너먼트의 강자’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및 중동권 국가로는 역대 최고 성적(4위)을 기록했다. 크로아티아는 2700만 달러(354억원), 모로코는 2500만 달러(328억원)를 각각 배당금으로 받게 됐다.

오르시치

오르시치

두 팀은 이날 수비라인을 한껏 끌어올리고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맞부딪쳤다.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만났던 양 팀은 당시엔 0-0으로 비겼지만, 이날 3~4위전 경기에선 3골을 주고받는 공방전을 펼쳤다.

크로아티아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프리킥 찬스에서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모로코 위험지역 왼쪽에 있던 이반 페리시치(33·토트넘)가 머리로 넘겨줬고, 수비수 그바르디올이 뛰어들며 헤딩으로 받아 넣었다. 대회 직전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전한 그바르디올이 머리로 선제골을 만들어내자 그의 투혼에 감동한 관중들이 뜨거운 박수로 격려했다. 이번 대회 7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한 그바르디올은 아르헨티나의 엔소 페르난데스(21·벤피카)와 함께 유력한 영 플레이어상(23세 이하 최우수 선수) 수상 후보다.

좀비 군단 크로아티아

좀비 군단 크로아티아

모로코는 2분 만에 만회 골을 터뜨리며 반격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한 공이 크로아티아 수비벽에 맞고 높이 솟구치자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아슈라프 다리가 뛰어들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팽팽하던 흐름은 전반 42분 오르시치의 결승골이 터지며 크로아티아 쪽으로 기울었다. 공격수 마르코 리바야(29·하이두크 스플리트)가 아크 정면에서 왼쪽으로 밀어준 볼을 오르시치가 논스톱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모로코 수문장 야신 부누(29·세비야)가 몸을 던져 있는 힘껏 팔을 뻗었지만, 손끝에 닿은 볼이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오르시치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리그 전남드래곤즈와 울산현대에서 뛰었다. ‘오르샤’라는 등록명으로 도합 101경기에서 28골 15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2018년 자국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에 입단했고, 이듬해 크로아티아 대표팀에 발탁됐다.

카타르월드컵 3~4위전

카타르월드컵 3~4위전

오르시치는 기회 있을 때마다 K리그와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곤 했다. 여러 차례 인터뷰에서 “K리그 무대에 진출한 게 내 축구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지난 24일엔 한국과 우루과이전을 TV로 시청하는 두 아들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설명을 달았다.

오르시치는 이번 대회에서 측면 공격의 특급 조커 역할로 출발했지만, 지난 10일 브라질과의 8강전에선 결정적인 도움으로 크로아티아의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3~4위전에선 선발 출장했다. 모로코전 득점을 포함해 1골 2도움으로 3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 열린 시상식에서 크로아티아의 간판스타 모드리치는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5년생인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 도전 무대다. 즐라트코 달리치(56) 크로아티아 감독과 동료 선수들은 모드리치가 2024년 유럽선수권(유로2024)까지 뛰어주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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