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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文정부 통계청장 2명 조사…'소주성' 홍장표 겨누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년 8월 임기를 남겨두고 물러난 황수경 전 통계청장(왼쪽 사진)과 황 전 청장의 후임자로 임명댔던 강신욱 전 통계청장의 모습.뉴스1

2018년 8월 임기를 남겨두고 물러난 황수경 전 통계청장(왼쪽 사진)과 황 전 청장의 후임자로 임명댔던 강신욱 전 통계청장의 모습.뉴스1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을 감사 중인 감사원이 최근 황수경·강신욱 전 통계청장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황 전 청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재임 당시 통계 정책의 의사결정과 관련해 감사원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 전 총장은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이 주목하는 지점은 두 통계청장의 교체 시점(2018년 8월)이다. 특히 교체 3개월 전인 2018년 5월 31일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그로부터 일주일 전 공개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최저임금을 16.4%나 올렸지만, 이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2018년 5월 24일)에선 1분위(하위 20%)의 소득이 역대 최대폭(8%)으로 하락해 ‘소득주도성장 허구론’에 불이 붙었다. 황 전 청장은 그로부터 3개월 뒤 물러났다. 임기를 11개월 가량 남긴 시점이었다. 황 전 청장은 이임식에서 눈물을 흘리며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했다.

감사원은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최저임금 긍정 효과 90%' 발언이 나온 배경에 강 전 청장이 관여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가계동향조사 발표 뒤 홍장표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은 통계청에 비공개 소득자료 제출을 요청하면서, 이에 대한 분석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던 강 전 청장과 다른 국책기관 연구자 등에게 의뢰했다.

이후 홍 전 수석은 관련 자료 등을 언론에 공개하며 소주성 효과를 강변했다. 야당은 홍 전 수석의 분석이 기존 통계청 계산 방식과 기준이 다른 '부풀리기'라고 비판했다.

강 전 청장은 그 뒤 2018년 8월 통계청장에 임명된 뒤엔 첫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장관님들의 정책에 좋은 통계를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강 전 청장은 가계동향조사 조사방식도 2020년 1분기부터 ‘소득과 지출 분리’에서 ‘소득과 지출 재통합’으로 변경했다. 다만 강 전 청장은 통계청장 재직 때부터 “문 전 대통령의 90% 발언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관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감사원은 또한 홍 전 수석이 '최저임금 긍정 효과 90%' 발언의 근거라며 공개했던 통계자료의 경우 통계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통계법상 통계를 공표할 때 조사 대상과 방법을 모두 정확히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감사원 안팎에선 홍 전 수석 역시 감사원 조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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