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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네덜란드, 미국의 중국 반도체 봉쇄 동참…장비 수출규제 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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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과 네덜란드가 중국 반도체 산업을 봉쇄하려는 미국에 동참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과 네덜란드는 지난 10월 미국이 내놓은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안 중 일부를 채택하고 원칙적으로 합의한다는 성명을 몇 주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반도체와 관련해) 우려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진행 중인 논의 내용과 솔직함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이들과 광범위한 (정책) 일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과 전화로 이 문제를 논의했다. 7일에는 네덜란드가 미국과 보조를 맞춰 수출제한 조치에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앞서 지난달 말 타룬 차브라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술·국가안보 선임보좌관과 앨런 에스테베즈 상무차관이 네덜란드를 방문해 대중 수출규제를 논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의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과 네덜란드 ASML은 미국이 제재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업체 두 곳”이라면서 “3국 동맹은 중국의 능력을 거의 완전히 봉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일렉트론과 ASML은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램 리서치와 함께 세계 4대 반도체 장비업체로 꼽힌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샌포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스테이시 라스곤은 블룸버그에 “중국이 독자적으로 첨단 반도체 산업을 건설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또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의 반도체 제조가 가능한 장비의 대중 수출이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14나노 기술은 업계 최신 기술보다 3세대 뒤처졌지만, 중국 입장에선 꼭 필요한 기술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중국 환구시보가 13일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법적 수단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조치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협하며 국제 경제와 무역 질서를 파괴하는 보호무역주의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0월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인공지능(AI) 및 수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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