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지도층 지식인/고르비 퇴진 요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위기종식 단호한 행동 촉구
【모스크바 로이터=연합】 일부 소련 지식인들은 최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소련의 정치ㆍ경제적 위기를 종식시키기 위해 「단호히」행동 하든지,아니면 대통령직을 사임하라고 요구했다.
급진적 역사학자 유리 아파나셰프,경제학자 파벨부니치,사회학자 타티아나 차슬라프스카야,영화 제작자 엘렘 크리모프 등이 포함된 지식인들은 소련 국민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 호소문을 통해 비극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결정적 조치들을 취할 수 있는 권력을 사용하든지,아니면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
고르바초프와 그가 단행한 페레스트로이카적 경제ㆍ정치개혁을 굳건히 지지해온 급진적 주간지 모스크바 뉴스 최신호에 게재된 2페이지 분량의 이 호소문은 또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 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가운데 소련의 분열을 위협하고 있는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과의 권력투쟁에 발목이 묶여있다고 지적했다.
소 연방 최고회의는 13일 정부가 제출한 의안심의를 거부하고 정상 의사일정을 중단,16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직접 의회에 출석해 경제의 위기상황 및 권력 마비현상에 대해 현황과 대책 등을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같은날 러시아공화국 의회는 보석ㆍ모피ㆍ수입담배ㆍ가구 등 사치품에 대한 가격통제를 해제하고 시장기능에 맡길 것을 골자로 하는 연방정부 법령 시행을 거부하고 이들 물품의 거래를 잠정 중단시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