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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남' 맨해튼 키드의 공부법은?

중앙일보

입력

최근 '미국의 강남'인 뉴욕 맨해튼에서는 정규 학교에 다니지 않고 교사를 직접 고용해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부모의 이직 등의 이유로 잠시 사교육을 받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에는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 자녀를 정규 학교에 보내지 않는 학무보가 늘고 있다.

부모의 직업이 좋고 수입이 높은 아이일수록 홈 튜터링을 받는 사례가 많은 것 역시 특징이다.

링컨 센터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맨해튼의 아파트에 사는 16살 티파니 윌러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어머니인 샬렌 로이스는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이유를 학교 교육의 비효율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아이가 정규 교육을 받으면서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도하려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로이스는 과학과 수학, 역사, 문학,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을 따로 고용하고 브로드웨이에 있는 무용학원 보내면서 일년에 약 5만 달러 정도를 쓴다고 설명했다.

뉴욕 맨해튼의 명문 학교로 꼽히는 트리니티 같은 사립학교에 보내면 연간 3만달러 정도가 든다.

뉴욕교육청에 따르면 올해까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4년 동안 정규 교육 대신 가정 교육을 받는 학생수는 477명으로 86% 증가했다. 미국 전체로 볼 때는 같은 기간 110만 명으로 29% 늘었다.

도이체방크에서 펀드매니저로 근무하는 닉 나일도 홈 튜터링의 장점으로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맞춤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는다. 그는 런던에서 독일로 이직하면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교육했는데 비용이 크게 차이나지 않으면서 자녀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컨대 런던에서 콜릿 커트나 세인트 폴스 스쿨 같은 명문 사립학교에 보내는데 드는 비용 보다 가정 교사를 고용하는 비용이 더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런던의 명문 사립학교에 보내려면 연간 1만1331~1만4568파운드(2만1576달러~2만7740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정규 학교 교육의 수준이 낮다는 이유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부모도 있다. 자신들이 직접 더 수준 높은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회사인 타워스 페린을 경영하는 리언 포지터는 그의 부인 바바라가 아이들의 교육을 집에서 맡고 있다. 바바라는 물리학자 겸 컴퓨터 과학자여서 아이들의 호기심과 재능을 일깨우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부부는 설명했다.

메릴린치의 금융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피터 루디티스도 홈 튜터링을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 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아내가 네 명의 자녀 교육을 담당했고 그 중 큰 아이는 8년 동안의 홈 튜터링을 받고 현재는 정규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다.

변호사인 페니 크젤버그 부부도 홈튜터링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쌍둥이 딸들을 집에서 교육하고 있는 그들은 자신들을 '언스쿨족(un-schooler)'이라고 설명하며 "홈스쿨링을 하고 있는 평범한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비정상적인 신념 혹은 종교 문제가 아닌 자녀들을 위해 이런 선택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부의 자녀인 캐롤라인과 제시카는 또래 친구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 동안 박물관에서 DVD를 통해 역사를 배우고 자연사박물관에서 과학을 공부한다.

캐롤라인은 "도스토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3시간 동안 읽을 자유는 학교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현재 환경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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