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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수학 다 이과생 유리…문과 상위권, 이과생 침공 대비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담임 교사가 고3 수험생들에게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배부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담임 교사가 고3 수험생들에게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를 배부하고 있다. 뉴스1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9일 수험생에게 배부되면서 대입 정시 레이스가 본격화했다. 정시모집 일정은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다. 원서 접수 전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학과를 찾아야 하는 수험생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문‧이과 통합 수능 2년 차인 올해는 국어(134점)와 수학(145점) 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이 11점 차이 나면서 정시에서 수학 성적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수학에 강점을 가진 이과생들의 인문계열 교차지원도 지난해보다 거세질 전망이다. 입시전문가들은 계열‧성적별로 전략을 잘 세워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위권은 수학 성적이 관건

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정시에서 수능 4과목을 반영하기 때문에 대학‧학과별로 수능 성적 반영 방법과 반영비율을 잘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 표준점수 대신 대학별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므로 자신이 좋은 점수를 받은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을 찾아야 한다. 올해는 수학이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이 높았던 만큼 정시에서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학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다면 수학 과목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시는 가‧나‧다군에 3번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최상위권 수험생이 선호하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같은 대학은 대부분 가‧나군에 몰려 있어 사실상 2번의 기회라고 봐야 한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상위권은 가‧나군 중 한 곳을 안정지원 해 합격 가능성을 높이고, 나머지 군에 소신 지원하는 게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약대가 학부로 전환하면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의 인기학과 경쟁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약대 학부 선발에 이어 올해는 고려대‧서강대 등에서 채용연계형 계약학과가 다수 신설됐다”며 “선발 인원이 늘어난 만큼 자연계 수험생은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성학원‧메가스터디‧유웨이·종로학원 등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 지원 가능 점수대는 이과 최상위권이 지원하는 서울대 의대 414~417점, 연세대 의대 413~417점, 고려대 의대 407~415점이다. 인문계열은 서울대 경영 396~403점, 연세대 경영 389~395, 고려대 경영 390~395점이다. 지원가능 점수는 국어·수학·탐구영역(2과목) 표준점수를 합한 점수로 600점 만점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과는 과탐점수 낮으면 교차지원 고려

올해 수능은 같은 과목이어도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더 높았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국어는 ‘언어와매체’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으로 ‘화법과작문’(130점)보다 4점 높았고, 수학도 ’미적분’이 145점으로 ‘확률과통계’(143점)보다 2점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행 수능은 문·이과 통합이지만 이과는 언어와매체·미적분, 문과는 화법과작문·확률과통계를 많이 선택한다.

국어‧수학 모두 이과생이 유리해지면서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과 상위권이 이과의 교차지원을 고려해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특히 서울 4년제 대학 중 수학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인문계열이면서 수학에 가중치를 두는 대학은 중앙대 경영학과(45%), 서강대(43.3%), 서울대(40%), 한양대 경영학과(40%), 고려대(35.7%) 등이다.

반대로 자연계열 수험생 중 국어‧수학 점수가 높지만, 과학탐구 성적이 다소 낮다면 교차지원이 방법일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차지원 시에는 불리한 점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며 “지난해 성균관대가 사탐 응시자의 변환표준점수를 다소 높게 조정해 이과생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을 방지했던 것처럼 장치를 마련하는 대학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강남대성학원에서 열린 대입 수능 가채점 및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강남대성학원에서 열린 대입 수능 가채점 및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위권은 수능 반영비율로 유‧불리 파악

중위권은 수험생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점수대라 경쟁이 치열하다. 대학별로 수능 점수 활용 방법, 영역별 반영 비율, 영어 등급 간 점수 차이 등을 확인해 어떤 조합이 가장 유리할지 판단해야 한다. 대학별로 성적을 산출하는 방식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지 않고 2~3개 영역만 반영하거나 탐구를 1과목만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며 “일부 영역에서 낮음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은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위권은 2개 대학 정도는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 합격 위주로 선택하고, 나머지 1곳에 소신 지원 하는 게 좋다. 하위권은 4년제 대학뿐 아니라 전문대도 지원 가능한 곳이 많기 때문에 학과에 따라 전문대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일부 학생은 자신의 성적에 맞는 곳을 찾기보다 상위권 대학 중에 미달이 날 만한 대학‧학과를 찾는 경우가 있다”며 “상위권 대학 중에 미달 나오는 학과는 거의 없으므로 본인의 지원 가능 대학·학과를 찾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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