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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에 수시 이월 늘듯…“정시 지원 전 최종 선발인원 확인"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0일 강남대성학원에서 열린 대입 수능 가채점 및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강남대성학원에서 열린 대입 수능 가채점 및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배치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주 9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되면 본격적인 ‘정시 레이스’가 시작된다. 정시모집 일정은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다. 수험생은 이때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정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5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감소했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소재 주요 대학에서는 증가했다. 또 수험생은 줄었지만, N수생이 30% 가까이 차지하면서 졸업생의 영향력도 커졌다. 문‧이과 통합 수능 2년 차인 올해는 자연계열 학생들의 응시가 늘면서 인문계열로 교차 지원해 합격하는 ‘문과침공’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입시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수시 이월 인원, 수능 변환점수, 전년도 입시 결과 등을 살펴 계획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8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학별 반영방법 확인해 지원 대학 선정

정시는 수능 성적이 가장 중요하지만, 대학‧영역별 반영방법이 다양하다. 또 모집단위에 따라 반영요소가 다른 곳도 있어 지원 희망 대학의 모집 요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서울 주요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인문계열은 국어‧수학, 자연계열은 수학이 높다. 서울대‧서강대‧중앙대는 인문계열도 자연계열과 마찬가지로 수학 반영비율이 40% 이상이고, 경희대(사회계열), 서울시립대‧중앙대(경상계열)는 인문계열이지만 국어보다 수학 영역을 높게 반영한다.

영어는 절대평가지만 대학별로 반영 방법이 달라 자신의 영어 등급에 따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서울대‧서강대 등은 1~2등급 간 점수 차가 0.5~1점으로 작지만, 연세대‧경희대 등은 4~5점으로 상대적으로 크다.

전년도와 입학전형이 바뀐 대학도 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100%를 반영했지만, 올해는 지역균형 전형을 신설해 수능 60%, 교과평가 40%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또 일반전형에서도 단계별 전형을 도입해 1단계에서는 수능 100%로 2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교과평가 20%를 반영해 1단계 평가와 합산한다. 서울대의 입학전형은 다른 대학으로 확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표준점수‧백분위 중 유리한 지표 찾기

수능 성적표가 나온 이후에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에 수험생에게 유리한 지표를 찾아야 한다. 대체로 상위권 대학은 표준점수, 중하위권 대학은 백분위를 활용한다. 국어‧수학은 표준점수, 탐구영역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곳도 있다. 표준점수는 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수고, 백분위는 응시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비율이다. 백분위가 90%라면 상위 10%에 해당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된다.

올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춘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럴 경우, 수시모집에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도 증가하게 된다. 실제로 수능 이후 이뤄진 논술전형에서는 수능최저학력 여부에 따라 대학별 응시인원이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균관대‧이화여대 등 수능 최저기준을 완화한 대학은 응시율이 올랐고, 나머지 대학은 결시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수학‧영어‧탐구가 어렵게 출제됐고, 영어는 가채점 결과로 추정했을 때 1등급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2∼3등급 인원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며 “수시모집에서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종 선발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교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교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과생의 ‘문과침공’ 고려해 지원 필요

정시는 가‧나‧다군에 3번 지원할 수 있다. 학생‧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대학은 대부분 가‧나군에 몰려 있다. 다군은 모집 대학 수와 인원이 적고,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합격선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 3장 중 한장은 상향, 한장은 적정, 한장은 안정지원 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도 “올해 반드시 대학에 합격해야 한다면 3장 모두 안정지원 하는 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이과생들의 ‘문과침공’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과탐을 지정해 놓은 주요 대학 자연계열과 달리 인문계열은 선택과목을 제한하지 않는 곳이 많다. 특히 올해는 미적분‧기하 응시자가 50%로 전년도보다 3.2%P 증가했다. 성균관대가 전년도 대입에서 사탐 응시자의 변환표준점수를 다소 높게 조정해 이과생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을 방지했던 것처럼 장치를 마련하는 대학이 나올 수도 있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최근 2~3년간 입시 결과를 참고해 인문계열 학과지만 수학 점수가 통합수능 이전보다 높아졌거나 비슷하다면 이과 학생이 지원했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통계‧경제학 등 자연계열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에 지원할 때는 이과생의 교차지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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