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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발효 4개월 뒤 국산 전기차 아이오닉5‧EV6 미국 판매 감소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월 미국 워싱턴 오토쇼에 선보인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 EPA=연합뉴스

지난 1월 미국 워싱턴 오토쇼에 선보인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 EPA=연합뉴스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지난 8월 발효된 이후 4개월째로 접어들면서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전기차 아이오닉5의 11월 판매량은 1191대를 기록했다. 이는 10월 판매 대수(1579대)와 비교해 24.5% 감소한 수치다. IRA 발효 전인 지난 6월(2853대)에 비해서는 58.1% 줄었다. IRA는 지난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뒤 공포하면서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최대 7500달러(약 975만원) 세액 공제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아직 국내에서만 생산된다.

아이오닉5 판매, IRA 전 6월보다 60% 줄어

아이오닉 판매량은 10월(1579대)을 제외하고 8월 1516대, 9월 1306대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기아 전기차인 EV6의 11월 판매 대수도 641대에 그쳐 1000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10월 판매 대수(1186대)와 비교해 46% 줄어든 수치다. 6월(2567대)에 비해서는 75% 줄었다. 8월과 9월 판매량은 각각 1840대, 1440대였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는 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주력 모델 판매 부진에도 11월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을 기준으로 신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차는 작년 동월보다 43% 증가한 총 6만3305대를 팔았고, 소매 판매(5만6592대)도 28% 늘었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량이 39% 증가했고, 엘란트라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와 싼타페 HEV 등은 11월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기아의 11월 총 판매량은 역대 최다인 5만6703대로, 작년 동월 대비 25.1%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시장 판매 증가는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 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는 지난 10월 역대 최대 3분기 매출(23조1616억원)을 발표할 당시에 “큰 폭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세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를 원인으로 꼽았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해 11월 판매 기록과 비교해 보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도 상승한 점을 꼽으며 “아이오닉5와 EV6, 코나EV와 같은 전기차 수요가 판매량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10월 공사를 시작한 미국 전기차 생산 공장을 언급하며 향후 실적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캐스퍼, 11월 국내 판매 월별 최대 기록

현대차의 11월 국내 판매는 6만926대로 작년 동월보다 1.8% 줄었으나 10월에 비해서는 0.3% 늘었다. 세단(1만7098대) 보다 팰리세이드와 같은 레저용 차량(RV‧1만9256대) 판매량이 앞섰다. 특히 경차 캐스퍼는 5573대가 판매돼 2021년 9월 출시 이후 가장 많은 월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11월은 사실상 구형 차종이 주로 판매되는 기간이라 월 내수 판매가 소폭 감소했으나 월말부터 신형 그랜저가 시판되는 등 계기를 통해 12월에는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현대차 전시장에 캐스퍼 차량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현대차 전시장에 캐스퍼 차량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기아는 11월 국내 판매로 5만220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3.4% 증가했고, 지난달에 비해서도 21.3% 상승했다. 기아 모델 중 11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카니발(7565대)과 쏘렌토(6656대) 등으로 나타났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IRA은 진행이 됐지만 세부 항목에 대해서는 아직 연말까지 조정할 사항들이 있다”며 “그런 것들이 현대차그룹 해외 판매에 조금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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