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위 막으려 휴대폰 검사…친정부 블로거 동원 여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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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27일 공안들이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주요 대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진 뒤에도 중국 당국은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AP=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27일 공안들이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고 있다. 주요 대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진 뒤에도 중국 당국은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AP=연합뉴스]

지난 주말 상하이·베이징 등 중국 주요 대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코로나 봉쇄 반대 시위가 28일 공안의 검문 강화 속에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중국 당국은 보도를 통제하고 방역을 다소 완화하는 한편 친정부 블로거를 중심으로 이번 A4 백지 시위에 외세 개입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28일 베이징에선 전날의 백지 시위에 이어 콜라(중국명 커러·可樂) 시위가 추진됐지만, 경찰의 차단으로 무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오후 6시쯤 황좡(黃莊) 지하철역에서 콜라병을 신호로 집결해 지난달 13일 반정부 플래카드가 걸렸던 쓰퉁차오(四通橋)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전 정보를 입수한 경찰이 인근 중관촌에 밀집한 IT 기업에 조기 퇴근을 권하고 지하철 플랫폼과 거리 곳곳에 경찰 병력을 촘촘하게 배치하면서 시위는 불발됐다.

전날 1989년 이후 33년 만에 처음으로 가두시위가 벌어졌던 량마허 일대에선 28일 공안이 가로등을 모두 끄고 행인의 안면을 녹취하는 등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지난 26~27일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모 시위가 벌어졌던 상하이 우루무치 거리에선 공안이 표지판을 철거하고 양측 인도에 펜스를 설치해 집회를 원천 차단했다고 홍콩 동방일보가 보도했다. 공안은 행인을 검문하고 휴대폰을 검사했으며 시위가 예고된 도심 인민광장 지하철역은 출구를 아예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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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매체 검열과 통제도 강화해 인민일보·신화사 등 중앙 매체는 물론 북경일보와 상하이 해방일보 등 현지 기관지들도 백지 시위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대신 일부 방역을 완화했다. 베이징 방역 지휘부는 철제 펜스나 쇠사슬로 소방도로, 단지, 건물 입구를 봉쇄하지 못하게 하고 임시 봉쇄 조치는 원칙상 24시간을 넘기지 못하도록 변경했다고 북경일보가 28일 보도했다.

혁명원로 3세로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아이디 ‘토주석(兎主席)’을 쓰는 친정부 정치평론가 런이(任意)는 28일 “(시위가 벌어진) 베이징 량마차오(亮馬橋)는 대사관 단지와 가까워 외국인이 많거나 외국인에 의지하는 지역”이라면서 “외국 언론이 모두 톱 기사로 보도했고, 주요 외국 언론이 모두 현장에 있었다”고 외부 결탁설을 주장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SNS에 일부 다른 생각을 품은 세력이 있어, 이번 화재를 현지의 방역 정책과 연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집회와 시위가 금지된 홍콩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28일 저녁 중문대에서 학생 100여 명이 모여 ‘PCR(유전자증폭) 검사 말고 밥을!’ ‘봉쇄 말고 자유를!’ ‘문화혁명 말고 개혁을!’ ‘노비가 아닌 공민이 돼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29일 홍콩 명보·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중국의 시위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평화적 시위의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직접적인 관련 언급은 피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시위 문제를 주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자세히 보고받고 주시하고 있으며 (중국 내) 시위 활동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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