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독일 기사회생…죽음의 E조, 막판까지 모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스페인 알바로 모라타(왼쪽 사진)가 27일 열린 E조 2차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선취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후반 37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손가락을 치켜들며 포효하는 독일의 니클라스 퓔크루그. [신화사, AFP=연합뉴스]

스페인 알바로 모라타(왼쪽 사진)가 27일 열린 E조 2차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선취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오른쪽은 후반 37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손가락을 치켜들며 포효하는 독일의 니클라스 퓔크루그. [신화사, AFP=연합뉴스]

‘녹슨 전차군단’ 독일이 가까스로 탈선 위기에서 벗어났다. ‘무적함대’ 스페인과의 부담스러운 맞대결에서 값진 무승부를 기록하며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다. 일본이 코스타리카에 발목을 잡힌 데 이어 독일이 뒤늦게 시동을 걸면서 E조 전체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 독일은 28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E조 2차전에서 스페인과 1-1로 비겼다. 앞서 일본과의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한 충격에서 벗어나 이번 대회 첫 승점(1점)을 확보했다. 스페인은 코스타리카전 쾌승(7-0)에 이어 무승부를 추가하며 승점 4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16강행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차전 결과에 따라 E조에 속한 4팀 모두 16강 진출 또는 탈락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관련기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스페인과 독일은 각각 21세기 세계 축구의 주류로 자리 잡은 두 개의 전술 흐름을 완성한 나라들이다. 스페인은 ‘티키타카(패스워크 위주의 점유율 축구)’를 앞세워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제패했다. 독일은 ‘게겐프레싱(전방위 압박축구)’을 선보이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다양한 전술적 대응 방법이 등장하면서 최근엔 두 나라 모두 기를 펴지 못했다.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스페인은 16강전에서 졌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축구 스타일을 창조한 나라답게 두 팀의 맞대결은 90분 내내 치열하고 아름다웠다. 스페인은 90분 동안 636개의 패스(독일은 349개)를 주고받으며 높은 볼 점유율(51% 대 33%)을 유지했다. 독일은 상대적으로 볼을 적게 만지면서도 찬스가 날 때마다 적극적으로 역습을 시도해 슈팅 수(8개 대 6개)에서 앞섰다.

양 팀의 득점은 나란히 후반에 교체 투입된 골잡이들이 만들어냈다. 후반 17분 스페인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왼쪽 풀백 조르디 알바(바르셀로나)가 상대 위험지역 좌측면을 파고들어 올려준 땅볼 크로스를 정면에 있던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힘을 빼고 볼의 방향만 살짝 바꾼 감각적 볼 처리가 돋보였다.

독일은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38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기사회생했다. 2선 공격수 자말 무시알라(바이에른 뮌헨)가 위험지역 정면을 파고들어 넘겨준 볼을 교체 공격수 니클라스 퓔크루그(베르더브레멘)가 벼락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Group E

Group E

조별리그 최대 빅매치로 주목받은 양 팀의 맞대결이 무승부로 끝나면서 두 장의 16강 티켓을 놓고 벌이는 E조의 경쟁 구도가 미궁에 빠졌다. 1승1무의 스페인(승점 4점)을 선두로 일본과 코스타리카(이상 1승1패·3점), 독일(1무1패·1점)이 물고물리는 모양새다.

1차전에서 일본에 덜미를 잡히며 흔들리던 독일이 기사회생하면서 E조 4팀의 운명은 2일 오전 4시에 열리는 스페인-일본, 독일-코스타리카의 3차전 결과에 따라 달라지게 됐다. 독일이 16강행 티켓을 거머쥐려면 코스타리카에 가급적 많은 골을 넣고 승리한 뒤 나머지 상황을 따져야 한다.

독일 입장에선 일본이 스페인에게 지는 게 최상이다. 이 경우 스코어에 상관없이 코스타리카를 이기기만 하면 조 2위로 16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일본과 스페인이 비기면 계산이 복잡하다. 일본과 독일이 1승1무1패로 동률이 되면서 골득실-다득점-승자승을 따져야 한다.

일본이 스페인을 이기더라도 독일이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독일과 스페인이 나란히 1승1무1패가 돼 경쟁하는 경우인데, 스페인이 앞서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7-0으로 대파해 골 득실과 다득점에서 앞서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크진 않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