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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개인파산 10만 명 넘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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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개인파산이 급증하고, 돈벌이도 점점 시원찮아지는 등 '서민 경제'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19일 금융권.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8만545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배에 달했다. <그래픽 참조> 이미 지난해의 연간 파산 신청자 3만8773명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지난 4월부터는 월별 파산 신청자가 1만 명을 웃돌아 이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신청자가 사상 처음으로 1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빚을 갚지 못해 사실상 파산 상태지만 아직 파산 신청을 하지 않은 잠재적 개인 파산자를 최대 12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3년 신용카드 대란과 최근의 경기부진을 거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데다, 법원이 파산 신청을 폭넓게 받아주면서 신청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별로 나아질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의 3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전국 가구를 소득별로 20%씩 5개 분위로 나눴을 때,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80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1.6% 줄었다. 2분위 월소득도 180만원으로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5분위에 속하는 고소득 계층의 월소득은 628만원으로 5.3% 늘면서 1.5분위 간 격차가 2003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일자리가 제대로 늘지 않는 것도 소득이 감소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1~10월 새로 생긴 일자리는 월 평균 29만8000개로 정부 목표인 월 35만 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정부가 11.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저축은행 등의 주택담보대출 고삐를 죄면서 사업자금과 가계자금 등을 얻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빡빡해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기업투자를 북돋워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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