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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보다 뜨거웠던 ‘K’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카타르월드컵 개막식에 앞서 BTS 정국이 대회 주제가 드리머스(Dreamers)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김현동 기자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카타르월드컵 개막식에 앞서 BTS 정국이 대회 주제가 드리머스(Dreamers)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김현동 기자

“와~ 얘 춤 잘 추네(Baila bien este eh).”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014~15시즌) 출신 세르히오 아게로(34·아르헨티나)가 소셜미디어에 스페인어로 남긴 글이다. 아게로는 20일(현지시간) 카타르월드컵 개막식에서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공연하는 걸 TV로 시청했다. 그는 이 영상을 올리며 정국의 노래와 춤 솜씨를 극찬했다.

중동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의 화려한 막을 한국인이 열었다. 정국은 이날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 무대에서 대회 주제가 ‘드리머스(Dreamers)’를 불렀다.

관중석에서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호나우두를 비롯한 6만여 명이 그의 공연을 지켜봤다. 정국은 멋진 댄스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이날 “Look who we are. we are the dreamers. we’ll make it happen cause we believe it(우리를 봐. 우린 꿈꾸는 사람들이야. 우리는 믿기 때문에 그것을 이뤄낼 거야)”라는 가사의 노래를 열창했다.

개막식에는 유명 배우 모건 프리먼, 희귀병을 이겨낸 카타르의 인플루언서 가님 알 무프타,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 등이 등장했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단연 정국의 무대였다. 개막식을 축구로 치자면 MOM(최우수 선수)은 정국이었다.

역대 월드컵 주제가는 리키 마틴, 샤키라, 제니퍼 로페즈 등 월드 스타들이 불렀다. 드리머스는 K팝 솔로 가수가 단독으로 처음 부른 월드컵 주제가다. 이 노래는 발매 직후 전 세계 102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정상에 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정국의 개막식 공연 영상은 7시간 만에 조회수 260만 건을 넘었다.

카타르 매체 페닌슐라는 “정국이 개막식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BTS 멤버인 RM은 “멋있어”, 슈가는 “스타디움 짬바(스타디움 콘서트 경험이 많은 관록)”라는 글을 올리며 찬사를 보냈다.

정국은 팬과의 소통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개막식 무대보다 (그제 한국 축구대표팀 훈련장을 찾아) 선수 분들을 만나기 전에 긴장이 더 컸다. 포스가 장난 아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수의 한국 네티즌들은 “남의 나라 월드컵 개막식에서 한국 가수가 메인 무대에 서다니…”라며 자랑스러워했다.

2022 월드컵 운영 차량으로 제공되는 아이오닉 5와 일렉시티(버스)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앞에서 촬영한 모습. 현대·기아차는 이번 대회에 차량 983대를 제공했다. [사진 현대차]

2022 월드컵 운영 차량으로 제공되는 아이오닉 5와 일렉시티(버스)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앞에서 촬영한 모습. 현대·기아차는 이번 대회에 차량 983대를 제공했다. [사진 현대차]

개막전이 열린 경기장 주변엔 FIFA와 월드컵 로고가 프린팅된 현대·기아자동차 승용차와 버스를 쉽게 볼 수 있었다. 카타르월드컵 선수단과 미디어가 타는 버스, VIP와 대회 관계자용 승용차 모두 현대와 기아가 제공한 차량이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해리 케인(잉글랜드) 등 몸값이 높은 수퍼스타들이 타는 버스도 한국산이다.

코카콜라, 아디다스, 비자카드 등과 더불어 단 7개뿐인 월드컵 글로벌 스폰서십 지위를 획득한 현대·기아차는 이번 대회에 운영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는 승용차(RV 포함) 446대와 버스 170대 등 총 616대를, 기아는 승용차 297대와 버스 70대 등 총 367대를 각각 지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카타르월드컵이 표방하는 ‘탄소 중립 월드컵’에 한발 다가가기 위해 38.3%에 해당하는 236대를 친환경 차량으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물보다 기름이 더 싸다는 산유국에 기름 대신 전기로 달리는 자동차를 알리고 있다.

카타르 도하 중심가인 교통부 청사 건물에는 손흥민(30·토트넘)의 대형 사진이 걸려있다. 다른 조 훈련장에 가면 외국 기자들이 “안면보호 마스크를 쓴 ‘쾌걸 조로’ 손흥민의 회복 상태는 어떤가?”라고 묻는다. 카타르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하는 한국 취재진은 대회 개막과 함께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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