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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가 알려준 사람의 남녀 차이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13호 21면

차이에 관한 생각

차이에 관한 생각

차이에 관한 생각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세종서적

사람들은 대개 남자아이에게는 자동차를, 여자아이에게는 인형을 선물하곤 한다. 옷을 선물할 때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남자아이에게는 파란색 옷을, 여자아이에게는 분홍색 옷을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 『차이에 관한 생각』(원제 Different)에 따르면 전자는 맞지만 후자는 틀렸다. 생물학적으로 에너지 넘치는 대다수 남자아이와 수컷은 신체 활동을 수반하는 놀이를 좋아하는 반면, 여자아이와 암컷은 인형을 선호한단다. 아이가 기분이 상했을 때는 어머니를 찾지만, 놀이 상대가 필요할 때는 아버지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남녀의 상체 근력 차이에 기반을 둔 생물학적 선택이다.

다만 색상에 관한 선호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남자아이는 파란색으로, 여자아이는 분홍색으로 구분하는 것은 문화적 선택으로, 단순히 의류 산업이 만들어낸 관행일 뿐이다. 과거 이 색이 정반대로 적용된 적도 있었다. 1918년 미국의 한 유아 패션 잡지에 실린 글은 “분홍색은 더 확고하고 강한 색이어서 남자아이에게 어울리지만, 더 섬세하고 우아한 파란색은 여자아이에게 어울린다”고 했다.

한때 사람들은 사회적인 성을 이르는 ‘젠더(gender)’가 양육에 달린 문제라고 믿었다. 어느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남자아이를 여자아이로 혹은 그 반대로 바꿀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저자는 생물학적으로 남녀는 선천적인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아들을 딸처럼 키우라거나 딸을 아들처럼 대하라는 식의 접근은 올바르지 않다.

저자 프란스 드 발은 네덜란드 출신의 영장류학자로, 이 근거를 침팬지·보노보 등 영장류 연구에서 찾았다. 그는 동물들의 행동을 관찰한 내용을 토대로 특정 젠더에 관한 오해를 풀어낸다. 남성의 성욕이 실제로 여성보다 강한지, 여성이 남성보다 더 감정적인 존재인지 등에 대한 해답도 제시한다. 생물학적으로 트랜스젠더를 바라보는 시선도 흥미롭다.

책에 따르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은 틀렸다. 다만 성 차이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 무조건 동등해야 평등이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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