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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토끼머리띠' 지목된 男 "나 아니다"…꺼낸 증거 보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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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명이 사망한 이태원 압사 참사의 원인을 놓고 일부 네티즌들이 이른바 ‘토끼머리띠’ 남성 찾기에 나섰다. 헬러윈 분장을 위해 토끼머리띠를 한 남성을 포함한 일행이 뒤에서 밀었다는 경험담이나 목격담이 퍼지면서 사고 당일 영상이나 사진 속 토끼머리띠 남성을 찾아내는 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애꿎은 피해자가 나오거나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한 남성은 모자이크도 없이 온라인상에 자신의 얼굴이 공개돼 곤혹을 치렀다. 해당 남성인 A씨는 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토끼 머리띠를 한 건 맞지만, 사고 당시 이태원을 벗어나 합정으로 갔다”고 해명하며 사건 당일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올렸다.

 온라인상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된 A씨가 1일 사건당일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공개하며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A씨를 지목한 온라인커뮤니티 글.

온라인상에서 이태원 압사 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된 A씨가 1일 사건당일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공개하며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A씨를 지목한 온라인커뮤니티 글.

A씨는 자신을 저격한 게시물 사진과 함께  “저와 친구가 핼러윈 사고 현장 범인으로 마녀사냥 당하고 있다”며 “토끼머리띠를 하고 그 날 이태원에 방문한 사실은 맞지만, 사고 당시 저와 친구는 이태원을 벗어난 후였다”고 해명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A씨를 향한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는 해당 게시물에도 직접 댓글을 달아 “친구 1명과 이태원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10시 전에 이태원을 떠났다. 증거도 충분히 있다”며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태원 참사 유발자로 지목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9일 자신의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공개했다. 사진 A씨 인스타그램

이태원 참사 유발자로 지목된 A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9일 자신의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공개했다. 사진 A씨 인스타그램

A씨가 공개한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보면 이태원 사고의 최초 신고 시각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15분이지만 A씨가 이태원역에서 지하철을 탄 건 20분 전인 오후 9시55분이었다. 그리고 오후 10시15분 합정역에서 하차했다. A씨는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전부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고 경고했다. A씨는 검정 토끼머리띠를 하고 있었는데 실제 민 남성은 흰색 토끼머리띠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앞서 온라인 상에선 “20대 후반처럼 보이는 놈이 ‘밀어! 밀어!’ 했고 사람들이 우수수 넘어졌다. 가르마 펌에 토끼머리띠 썼다” “20대로 보이는 남성 5~6명이 밀었다” 등의 주장이 제기되며 의혹이 확산됐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인근 CCTV와 온라인 영상물 분석 등을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0월31일 오후 11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사망자 155명, 부상자 152명 등 총 307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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