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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목·어깨 뭉치고 두통…스마트폰 볼 때 거북목 안되는 꿀팁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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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뼈 건강 되돌리는 습관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다 갑자기 목에 담이 온 직장인 한영민(가명·37·서울 중구)씨는 X선 촬영에서 역C자목 초기(사진)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목뼈 형태는 완만한 C자형이다. 한씨는 평소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며 고개를 숙이는 습관이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기기·TV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하루 3~4시간 이상으로 증가해 앉거나 누워 있는 때가 많다. 한씨는 “평소 목을 뒤로 젖히는 게 불편하고, 뒷목·어깨 근육이 자주 뭉쳤다. 두통·이명도 있다”며 “병원에서 이런 증상이 목뼈 변형 때문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한씨와 같이 목뼈의 정상적인 곡선을 상실한 역C자목·일자목 환자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238만 명이 일자목(거북목)증후군으로 진단받았다.
 
경추 곡선을 상실했을 때 만성 통증과 피로감을 경험하는 이유는 뭘까.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박종혁 교수는 “역C자 목이 발생하면 경추 후방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고, 머리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한다. 이 때문에 목·어깨 통증과 두통이 흔하다”며 “최근 스마트폰·노트북 사용이 증가하면서 일자목·역C자목으로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목 통증은 주변 근육이 피로해 발생하는 근육통이다. 자세가 나빠 승모근(어깨와 목을 연결하는 삼각형의 근육)이 긴장하면 경추성 두통과 어깨 통증이 잘 생긴다.
 
한씨는 목뼈와 목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경추 디스크가 퇴행해 목뼈 간격이 좁아졌다는 진단도 받았다. 박 교수는 “목을 많이 쓰거나 나이 들며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의 하나”라며 “역C자 목을 방치하면 신경을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약간의 추간판(디스크) 탈출에도 협착이 더 쉽게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협착으로 신경이 눌리면 어깨·날개뼈·팔에 방사통·신경통이 오기도 한다”고 했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회복 가능

다행히 경증의 역C자목 변형 단계에서는 생활습관 교정과 견인 치료 등으로 대부분 교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컴퓨터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는 생활 환경을 피할 수 없으므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바른 자세와 운동을 해야 재발을 예방한다. 20~30대 환자는 목뼈 변형이 상대적으로 경미한 경우가 많고, 디스크·관절·근육·인대의 재생력이 좋다. 나쁜 자세 때문에 손상이 축적됐더라도 운동을 하고 자세를 교정하면 회복이 빠르다.
 
박 교수는 “목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줄이고, 머리의 무게 중심을 잘 유지하는 것이 경추 건강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려면 근골격계가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무리를 덜 받는 바른 자세를 습관화해야 한다. 먼저 스마트폰·모니터를 볼 땐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는 자세를 고쳐야 한다. 화면을 눈높이 가까이 올려 고개는 내리지 않고 시선만 내려보면서 사용하는 습관을 들인다. 의자에 앉을 땐 중간 등을 젖히고 가슴을 반듯하게 편다. 어깨의 힘은 빼는 게 좋다.
 
아무리 바른 자세여도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근골격계에 무리가 간다. 목뼈 주변의 근육·인대·관절이 굳어 통증이 생긴다. 적어도 60분마다 10분 이상은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가볍게 걸어주는 것이 도움된다.
 
또 스트레칭 동작을 익힌다. 키를 잴 때처럼 벽에 등을 대고 선 뒤 엉덩이·어깨·뒤통수를 벽에 붙인다. 그다음 목을 좌우로 크게 움직여 준다. 박 교수는 “목의 자세를 잡아주는 목 교정기는 약간 도움이 되지만 근본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이라며 “가볍게 산책하고 거꾸로 매달리는 기구(거꾸리)를 이용한 스트레칭도 도움된다”고 말했다.

스트레칭 자주 하고 낮은 베개 써야

목 뒤 근육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운동 방법도 틈틈이 실천하는 게 좋다. 박 교수는 “목 뒤쪽 근육의 긴장을 이완하면서 근육을 강화하는 매켄지 신전 운동을 권한다”고 말했다. 매켄지 신전 운동은 목을 뒤로 젖히면서 밀려 있던 디스크를 교정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이미 목뼈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운동 시 뼈가 움직이는 범위·방향이 잘못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럴 땐 수건을 이용해 약한 강도에서부터 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하다. 방법은 이렇다. 기본자세는 의자에 앉아서 턱을 약간 집어넣고 뒷목을 늘려주는 상태다. 그런 다음 수건을 어깨 넓이 길이로 길게 펼쳐 잡은 뒤 목 뒤에 받치고 팔은 앞으로 당긴다. 수건을 중심으로 목을 뒤로 젖혀 1~2초 머무른다. 이렇게 10회를 1세트로, 3세트씩 한다.
 
안정적인 베개를 쓰는 건 목뼈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보존 치료의 하나다. 박 교수는 “높은 베개보다는 낮은 베개를 권한다. 특히 경추의 완만한 곡선을 유지해 주는 C자형 베개가 좋다”고 조언했다. 목뼈를 받쳐주는 베개를 사용하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일자목이라고 해서 모두에게 생활습관 교정과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니다. 박 교수는 “대부분의 역C자목은 통증을 발생시키지만 태생적으로 일자목인 사람들도 있다. 목 통증이 없는 경우엔 굳이 교정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목 통증이 있을 땐 전문가의 진료를 받고, 자신의 경추 균형이 올바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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