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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터넷 기업, "올 상반기에만 '10만 직원' 자른 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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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알리바바의 주가는 상상 당시 발행가 수준까지 떨어졌으며, 텐센트는 5년 전 수준까지 하락했다.

중국 IT 공룡들의 사례처럼, 인터넷 산업이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온라인매체 중바오왕(中報網)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산업 상위 10개 기업이 비용을 대폭 삭감, 약 339억 위안(6조 7711억 8600만 원)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을 모두 정리해고에 썼다고 가정하면, 평균 연봉 30만 위안(5992만 원)을 받는 직원 10만 명이 눈 깜짝할 새에 일자리를 잃은 수준이다.

중바오왕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시골 출신 '흙수저'든 컴퓨터에만 매달리던 '이과충'이든 인터넷 산업에 속속 뛰어들어 대박을 친 사례가 줄을 이었으나, 지금은 문자 그대로 '눈앞이 캄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视觉中国]

[사진 视觉中国]

中 인터넷 기업의 ‘비용 삭감’…이제 겨우 시작 단계

올해 3월, 텐센트의 수장, 마화텅(馬化騰)은 사내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1~2개월 만에 (업계) 한파가 들이닥쳤다. 기온이 뚝 떨어졌는데, 우린 아직 반소매 차림이다. 여느 때보다 차디찬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된 셈이다.”

중국 온라인매체 타이메이티(鈦媒體)는 위챗 공식계정 데이터비전(有數·DataVision)의 보도 내용을 인용해 “인터넷 기업에 비용절감은 과거 ‘무질서한 확장 전략’의 대가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가의 첫 번째가 ‘정리해고’이며, 그 다음이 ‘마케팅 비용 절감’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는 대부분의 기업 비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정리 해고 직원에 대한 배상금을 포함한 관리 비용의 증가라는 분석이 나왔다. 타이메이티는 업계 내에서 정리해고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Quora]

[사진 Quora]

전례 없는 인원 감출 규모에 업계 직원들 ‘덜덜’

알리바바가 가장 빠르게 움직였다. 알리바바는 올해 6개월 동안 1만 3600명을 해고했다. 모두 합하면 대략 30층짜리 사무용 건물에 해당하는 인원을 한 번에 자른 것과 같다.

텐센트의 경우, 정확한 인원수는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기업가(中國企業家)는 텐센트에서 해고된 익명의 직원 인터뷰를 인용해 “(텐센트는) 총 직원 수를 7만 명정도로 줄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또 2022년 4월 말 기준, 텐센트의 위챗 공식계정에서 직원 수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9월 말 현재, 더는 직원 수를 표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텐센트의 직원 수는 11만 명으로 집계됐다. 만약 이 소식이 사실이라면, 4만 개의 일자리를 추가로 없앨 예정이다.

이처럼 큰 조직에서 정리해고한다는 것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닌데, 심지어 이번에는 부서 전체를 없애는 일도 있어 더욱 화제다. 여기에는 전자상거래 관련 부서, 전략 투자 부서, 게임 관련 부서 등 수익성 높은 부서도 포함되었다. 중국기업가는 내부 직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초과 근무가 일상일 정도로 수익 높고 일 많은 부서 직원조차 해고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전했다.

[사진 Sampi.com]

[사진 Sampi.com]

중국기업가에 따르면 텐센트 직원들은 정리해고 초기에는 모두가 ‘이번이 마지막이겠지’란 생각으로 안심하는 한편 ‘996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보다 더 많이 일하며 ‘열과 성의’를 다했다. 그러나 정리해고 규모는 직원 단위에서 점차 비즈니스 라인 전체를 포함하는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업계 분위기와 그로 인한 매출 타격, 동료를 잃은 충격 등에 젊은 직원들 대부분은 미리 퇴사 후 계획을 세워 새로운 돌파구 혹은 기회를 찾아 선수 쳐 기업을 떠났다.

기업을 퇴사한 사람이나 퇴사를 앞둔 사람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올해 상반기, 중국의 각종 구직·구인 사이트에 이력서를 업데이트한 사람이 대폭 증가한 것과 맥을 함께한다.

SNS·인플루언서에 돈 쓰는 것도 끝물…‘이윤’ 남기는 게 ‘핵심’

감원과 함께 ‘마케팅 전쟁’도 슬슬 막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2022년 현재, 더는 인터넷 기업 중 어떤 곳이 1등인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시대다. 과거에 인터넷 기업은 ‘급성장’을 이루기 위해 마케팅에 거액의 돈을 투자했다. 내수 시장을 누구보다 빠르게 장악하기 위해서 앞다투어 모든 비용을 마케팅·홍보 활동에 쏟아 부었다. 관련 비용을 늘릴수록 수익은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 인터넷 기업은 이를 오히려 ‘성공 신화에 한 발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여겼다.

하지만 불과 수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오직 ‘이윤’만이 핵심 지표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시장에 대한 마케팅 및 홍보 비용을 최대한 줄였으며, 대부분 ‘즉각적인 피드백(성과 혹은 매출 상승)’을 받을 수 있는 부분에만 ‘총알을 장전’하고 있다. 타이메이티는 유수의 통계를 인용, 인터넷 기업의 마케팅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업계 전반적으로 이제는 기업 규모가 중요하지 않게 된 분위기다. 중국 공동구매 플랫폼 핀둬둬(拼多多)의 매출 규모는 징둥닷컴 9분의 1 수준에 해당하며, 직원 수도 4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장에서 판단한 핀둬둬의 가치는 징둥닷컴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핀둬둬의 순이익이 징둥닷컴의 두 배에 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규모가 작아도 ‘돈을 많이’ 버는 곳이 자본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상황 속, 관련 기업은 마케팅 비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변화가 빠른 중국 시장에서 도태되기 전에 빠른 태세 전환을 택한 것이다. 일례로, 콰이서우(快手)는 마케팅 비용으로 연간 442억 위안(8조 8731억 5000만 원)를 썼다. 이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그러나 최근, 마케팅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65%)을 42%까지 줄였다.

이들 기업이 인원 감축과 비용 축소를 감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금 부족 때문일까?

관련 통계에 따르면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터넷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5000억 위안(100조 375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시장 가치로 환산했을 때, 중국 음료 제조업체 눙푸산취안(農夫山泉)을 살 수 있을 정도다. 심지어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Bilibili·哔哩哔哩)를 10개가량 사들일 수 있다.

이들 인터넷 기업이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성장 잠재력 부족’이다. 2022년 9월 현재, 중국 인터넷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혹은 마이너스 성장)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한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 매출 증가율 추이〉, 2021년 후반부텨 매출 증가율은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 有数/Wind]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 매출 증가율 추이〉, 2021년 후반부텨 매출 증가율은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 有数/Wind]

상단 사진을 보면 주요 인터넷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발 빠른 일부 인터넷 거물들은 전략을 바꾼 것이다. 대표적으로 텐센트는 사업 규모를 전면 축소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투자 목표도 대폭 줄였다. 그에 이어 인원과 마케팅 등 비용도 많이 줄이고 있다.

올해 취업 시장에는 약 1076만 명의 졸업생이 몰렸다. 그중, 50만 명은 985대학, 211대학 등 명문대 출신 엘리트다. 이들 사회 초년생이 졸업하자마자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바로 ‘꿈의 직장’으로 여겨지던 인터넷 기업의 대규모 감원 사태다. 이들이 ‘바늘구멍’을 뚫고 입사한 후에도 문제다. 업계 전반적으로 성장률 내림세를 맞은 상황에서 감원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과연 어디로 발길을 돌려야 할까.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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