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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과주말을] 생생 정보, 곰삭은 글맛 … 맛기자의 일본 순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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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도쿄 한입에 먹기

유지상 지음
한국외식정보
240쪽, 9000원

동장군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후후~ 불어가며 마시는 오뎅 국물이 제격인 계절이다.

오뎅의 본고장인 일본에선 국물을 조금밖에 주지 않는단다. 한국과 일본의 문화차이다. 일본인은 국물보다 오뎅 자체를 즐긴다. 우리처럼 꼬치에 끼워 먹는 일도 적다. 작은 접시에 담아서 준다. 또 어묵은 오뎅의 일부에 불과하다. 쇠고기 힘줄, 뭉툭하게 썬 무, 껍질을 벗긴 토란, 삶은 달걀 모두 오뎅이란 이름으로 먹는다.

본지 음식담당 기자가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음식 순례에 나섰다. 사진 크게 찍고, 조리법 나열한 그런 흔한 음식책이 아니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곁들인 맛깔스런 교양서에 가깝다. 소문난 식당, 지역별 특성, 음식값 등 발로 뛴 정보가 가득해 '일본 출장의 동반서'로 불러도 무리가 없겠다.

일본 음식의 '얼굴마담'인 스시(초밥), 도쿄의 밤을 유혹하는 구시야키(꼬치구이). 바삭바삭 씹는 소리가 예술인 덴푸라(튀김), 반찬 없이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돈부리(덮밥), 출출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라멘(라면) 등 각 음식에 대한 소개가 상세하고 일본인의 밥상 차리기, 음식 선물 주고받기, 테이블 매너 등 음식문화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다.

일본어 음식사전, 일본 레스토랑 회화 등 일본어 문외한을 배려한 흔적도 뚜렷하다. 구어체 문장 또한 책 읽는 맛을 돋운다. 화사한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잠시 행복해진다. 도쿄에 못 간다고 억울해 할 이유가 없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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