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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이인영 전 장관도 수사의뢰…"사건 인지시점 조작"

중앙일보

입력

현장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현장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감사원이 13일 서해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와 관련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도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장관이 해당 사건 인지 시점을 조작해 언론과 국회에 알렸다는 혐의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 2020년 9월 24일 오후 2시쯤 장관 주재 간부회의에서 '통일부가 이대준 씨 사건을 최초 인지한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통일부는 당시 9월 22일 오후 6시 국정원으로부터 해당 사건 발생을 최초로 전달받았지만, 통일부는 이인영 당시 장관이 청와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해당 사건을 최초로 인지한 9월 23일 새벽 1시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대준 씨가 피살된 이후의 시점으로 사건 인지 시점을 조작한 것이다.

통일부는 이후 사실과 다르게 9월 23일 새벽 1시 이인영 전 장관이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며 사건을 인지하게 됐다고 국회 및 언론 대응자료를 작성해 배포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 6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가족 측 변호인 김기윤 변호사. 연합뉴스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 6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가족 측 변호인 김기윤 변호사. 연합뉴스

앞서 감사원은 이날 이대준씨 사건과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 사건 당시 5개 기관 소속 20명에 대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월북을 단정할 수 없는 월북 의사 표명 첩보와 부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이대준씨의 자진 월북을 속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대준씨 유가족이 고발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번 수사 의뢰 대상에서 제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관련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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