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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브랜드에 젠더리스 트렌드…2030세대에 ‘신명품’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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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달 23일 현대백화점 본점에 국내 첫 매장을 연 스튜디오 니콜슨 전경. [사진 삼성물산]

지난달 23일 현대백화점 본점에 국내 첫 매장을 연 스튜디오 니콜슨 전경. [사진 삼성물산]

지난달 23일 패션 브랜드 ‘스튜디오 니콜슨’이 서울 현대백화점 본점에 첫 개장 했다. 국내에선 아직 지명도가 낮은 영국 브랜드인데, 오픈 직후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매장이 북적였다. 당시 주말 매출만 2억원대였다. 보통 신규 매장의 하루 매출이 3000만~4000만원 수준인 것과 대조된다.

11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선 스튜디오 니콜슨 같은 이른바 ‘신(新)명품’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긴 역사를 가진 전통 브랜드가 명품의 범주에 묶인다면, 비교적 신생이지만 명품 못지않은 디자인과 품질을 가졌다는 의미에서 신명품으로 부른다. 흔히 ‘컨템포러리(동시대) 브랜드’라고 부르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이에 속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런 신명품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독점 수입 브랜드인 아미·메종키츠네·톰브라운·르메르 등이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0여 억원이었는데, 전년보다 378% 증가했다.

국내 패션 기업들은 일찌감치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지난 7월 스웨덴 ‘아워레가시’를 공식 론칭했다. 북유럽 스타일 디자인으로 연예인과 모델 등 ‘패션 피플’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달 14일 일본 ‘엔폴드’를 들여왔다. 우에다 미즈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설립한 브랜드로, 국내 론칭 전부터 편집숍을 통해 판매되며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스튜디오 니콜슨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공들이는 신명품 브랜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닉 웨이크먼이 우아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들 브랜드를 보면, 요즘 뜨는 신명품 브랜드의 특징을 알 수 있다. 아워레가시(2005년 론칭)와 엔폴드(2011년), 스튜디오 니콜슨(2011년) 등은 만들어진 지 10년 안팎의 비교적 ‘젊은’ 브랜드면서, ‘중고가’ 가격대다. 패딩·재킷·코트는 45만~200만원대, 팬츠·스커트는 35만~90만원대, 티셔츠는 15만~60만원대에 팔린다. 유행에 구애받지 않는 디자인,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모호하게 표현하는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드 등으로 현대적 감각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남들이 다 아는 브랜드는 싫다’는 젊은 층의 구미를 당긴다. 신명품 대표 주자로 꼽히는 아미와 메종키츠네, 메종마르지엘라 등은 이런 ‘신비주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흰색 티셔츠에 빨간 하트 로고만 박혀있거나, 옷 뒷면에 ‘아는 사람만 아는’ 스티치가 들어가는 식의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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