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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학생 속옷만 입히고 "낄낄"…美고교 '노예경매' 영상 발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흑인 학생들을 상대로 ‘노예 경매’를 재현한 영상이 공개됐다. 트위터 캡처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흑인 학생들을 상대로 ‘노예 경매’를 재현한 영상이 공개됐다. 트위터 캡처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흑인 학생들을 상대로 ‘노예 경매’를 재현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최근 캘리포니아주 유바시의 리버 밸리 고등학교에서 촬영된 ‘노예 경매 놀이’ 영상이 소셜미디어(누리소통매체)에 빠르게 퍼졌다. 현재 원본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영상에는 누군가 문을 두드리자 속옷만 입은 학생이 안에서 문을 열어준다. 안으로 들어서자 속옷 차림의 흑인 학생 3명이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바닥으로 숙이고 있다. 열두 명 가량의 학생들은 이들을 향해 웃으며 삿대질을 하고, 액수를 부르는 등 소리를 질렀다.

현지 매체는 “미식축구팀 소속 학생들이 같은 팀에 있는 흑인 동료들을 상대로 노예 경매를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바시 통합교육구의 도린 오스미 교육감은 CNN에 보낸 성명을 통해 “이 영상은 용납할 수 없으며 대단히 모욕적”이라며 “극도로 고통스럽고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또 “학생들은 재미있는 상황극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구조적 인종차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이 영상으로 일부 학생들이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여기에 연루된 학생들은 행동 규범을 위반했기 때문에 나머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이 때문에 해당 팀은 선수의 수가 충분치 않아 남은 경기 출전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오스미 교육감은 “이번 사건은 학생들이 (장난의) 의도와 영향을 구분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해야할 일이 많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학생들이 인종차별에 관한 더 많은 교육을 받고, 관련 프로그램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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