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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부임후 ‘아태협’ 기부금 보조금 37억원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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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달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킨텍스 사장)가 2018년 부임한 뒤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이 쌍방울그룹과 경기도로부터 약 37억원의 기부금과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 경협 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뇌물 2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8일 구속됐다.

5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이 입수한 아태협의 2018~2020년 결산서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아태협은 2018년부터 3년간 쌍방울 및 KH그룹으로부터 17억원 상당의 기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는 쌍방울과 KH 모두 아태협 후원 실적이 없었으나 이 전 부지사 부임 후 대규모 기부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의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고,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도 기획운영분과위원장을 맡았다.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임명되기 직전까지 직함이 쌍방울의 사외이사(2017년 3월~2018년 6월)였다. 검찰은 쌍방울그룹과 KH그룹 간 잦은 금전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두 그룹이 긴밀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에는 쌍방울이 6억원,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가 3억 원을 기부했다. 2019년에는 쌍방울 및 계열사 3곳에서 현금 약 2억1300만 원과 7600만원 상당의 의류를 지원했다.

이시기에 아태협 안모 회장은 나노스의 사내이사로 영입됐다. 당시 양선길(현 쌍방울그룹 회장) 나노스 대표이사는 “아태협을 통해 남북경제협력사업에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산개발업’과 ‘해외자원개발업’ 등을 나노스 신규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2020년에도 아태협은 쌍방울 및 KH 계열사로부터 기부금 4400만 원과 1억4000만원 상당의 현물을 지원받았다.

같은 기간 경기도도 아태협에 약 2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아태협 결산서에 따르면 경기도는 2018년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교류를 위한 국제대회’ 개최를 명목으로 아태협에 2억9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2019년에는 북한 묘목 지원, 어린이 영양식 지원 등의 명목으로 경기도로부터 총 17억70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아태협과 경기도의 관계는 2019년 북·미 정상회담 결렬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자연스레 끊겼다고 한다. 아태협은 2020년 수익금 3억 4200만원(기부금 3억 4200만원·보조금 0원) 2021년 수익금 0원을 공시했다. 아태협 관계자는 “대북 사업 경로가 막히면서 협회 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기도와 아태협이 함께한 대북사업에 쌍방울의 후원을 받게 된 경위 등을 확인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아태협 회장 안모씨와 아태협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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