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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아즈텍 문양 ‘호평’…캐나다 단풍잎 셔츠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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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국 축구대표팀은 2가지 최고의 유니폼을 보유했다. 붉은 산호빛 홈 유니폼의 어깨 부분에는 아름다운 호랑이 줄무늬가 있다. 별명 ‘붉은악마’에 걸맞게 붉은색과 검정색이다. 원정 유니폼은 올 블랙에 페인트 붓으로 색칠한 것처럼 클래식하다.”

3일 미국 매체 인사이더의 평가다. 올해 11월 열릴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본선 32개국 유니폼이 대부분 공개된 가운데, 한국 유니폼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도깨비 갑옷’ 한국 홈 유니폼 호평

한국 유니폼

한국 유니폼

강렬한 붉은색의 한국 홈 유니폼은 도깨비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어깨 부분에 검정색 호랑이 줄무늬 패턴이 있다. 대표팀 공격수 황희찬(26·울버햄프턴)은 “도깨비와 호랑이는 어떤 상대로도 두려움 없이 맞서는 만큼, 유니폼을 갑옷처럼 입고 임할 수 있다. 상·하의가 맞물려 완성되는 도깨비 꼬리 그래픽도 독특하다”고 말했다.

반면 붉은악마와 대전하나시티즌 엠블럼을 제작한 장부다 축구전문디자이너는 “한국 전래동화에서 꼬리가 있는 도깨비는 없다.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서양식으로 디자인 한 것 같다. 호랑이 줄무늬도 ‘일필휘지’로 한 번에 힘 있게 내려 써야 하는데, 어깨에서 끊어져 웅장한 맛이 없다. 그래도 토트넘의 선수용 유니폼처럼 뱀 껍질 느낌의 소재를 사용해 통기성이 좋다”고 평가했다.

원정 유니폼은 검정색 바탕에 파랑, 빨강, 노랑 프린트 패턴이 추상화처럼 퍼져있다. SB네이션은 32개국 유니폼을 S, A, B~F 티어로 분류하면서 한국을 중간인 C티어로 꼽았다. 원정 유니폼에 대해 “넷플릭스 댄 플래시의 복잡한 옷 같다”고 혹평했다.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이연화 로터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한류를 표현한 원정 유니폼은 잭슨 플록의 액션 페이팅 기법을 쓴 것 같다. 앞서 지드래곤이 예능 ‘무한도전’에서 장난스럽게 언더웨어에 비슷한 패턴을 디자인한 것처럼, 과감한 아티스트라면 한 번쯤 그려봤을 법한 아트 패턴이다. 홈 유니폼과 달리 한국적인 미 또는 상징성과 퍼즐이 맞지 않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래도 이전 상하의 흰색 원정 유니폼이 밋밋하고 보수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과감한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잉글랜드)이 유니폼 전면에 AIA생명 로고를 새겨 넣은 것과 달리 대표팀 유니폼 전면에는 스폰서 문구가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A매치의 완벽함을 추구하고 공식 스폰서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유니폼에 광고 삽입을 금지했다. 유일하게 허용하는 게 유니폼 제조사 로고다.

나이키, 13개국 유니폼 제작 ‘최다’

카타르월드컵 32개국 유니폼을 제작한 스포츠 브랜드는 총 9개 사다. 나이키가 가장 많은 13팀을 만들었고, 아디다스가 7팀, 푸마가 6팀, 험멜, 뉴발란스 등이 1팀씩 맡았다. 전 세계 40억명이 시청하는 월드컵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최대 격전지다. 각 브랜드마다 국가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디자인에 혁신적인 신기술을 덧입혀 소비자에 어필한다. 축구 유니폼이 패션 일상복으로 자리잡으면서 마케팅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아디다스는 독일 유니폼에 삼선 로고를 새기는 대가로 매년 700억원을 지불한다.

종이 접기 패턴을 담은 일본 홈 유니폼. 사진 일본 아디다스 트위터

종이 접기 패턴을 담은 일본 홈 유니폼. 사진 일본 아디다스 트위터

카타르월드컵 참가국 유니폼 중 가장 주목 받는 디자인은 일본의 홈 유니폼이다. 파란색 바탕에 소원을 담은 종이 접기 패턴을 담았다. 2002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결승전 당시 270만 마리 종이학을 날린 것에서 착안했다. 리오넬 메시가 입는 아르헨티나의 원정 유니폼은 성 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사용했다. 아즈텍 문명에서 영감을 받은 멕시코 유니폼도 수작으로 꼽힌다.

메시가 입는 아르헨티나의 원정 유니폼은 성 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사용했다. 사진 아르헨티나축구협회 트위터

메시가 입는 아르헨티나의 원정 유니폼은 성 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사용했다. 사진 아르헨티나축구협회 트위터

덴마크는 카타르 인권 침해의 항의 표시로 빨강 단색 유니폼에 제조사 및 협회 엠블럼이 거의 안 보이도록 ‘톤 다운’ 했다.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외국인 노동자 6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회에서 눈에 띄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애도 차원에서 서드 유니폼은 검정색이다.

가슴에 단풍잎을 새긴 빨강 셔츠 형태의 캐나다 홈 유니폼은 최악의 디자인으로 손꼽힌다. 자국 선수 조너선 데이비스가 지난달 카타르와 A매치에서 골을 넣은 뒤 나이키 로고를 가리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이는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데도 새 유니폼 디자인을 내놓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스위스 원정 유니폼은 전면에 QR 코드 모양이 들어간 충격적인 디자인이다. 풋티헤드라인 캡처

스위스 원정 유니폼은 전면에 QR 코드 모양이 들어간 충격적인 디자인이다. 풋티헤드라인 캡처

스위스 원정 유니폼은 전면에 ‘QR 코드 모양’이 들어간 충격적인 디자인이다. 한국과 같은조인 우루과이와 가나 유니폼도 혹평을 받고 있다. 전면 가운데 제조사 푸마 마크와 축구협회 엠블럼, 선수 번호를 배치했는데, 실험적이지만 기이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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